이 기사는 11월 21일 16:0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임금 체불 문제로 구속된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가족회사 명의로 대유에이텍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사재 출연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은 하지 않고 알짜 계열사에 대한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는 데만 골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일이는 지난 11일부터 대유에이텍 지분을 장내에서 사들이고 있다. 전날 기준 ㈜영일이가 보유한 대유에이텍 지분은 1.31%다. ㈜영일이는 박 회장의 부인인 한유진 씨가 사내이사로 있는 박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다. 사무실은 박 회장과 한 씨 소유의 아파트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두고 있다.
㈜영일이의 대유에이텍 지분 매입 대금은 박 회장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영일이는 박 회장으로부터 17억원을 차입해 이 자금으로 대유에이텍 지분을 사고 있다. 사실상 박 회장이 가족회사 명의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위니아 등 가전 계열사는 포기하고 대유에이텍 등 자동차 부품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박 회장 일가는 대유에이텍에 대한 직접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
박 회장은 앞서 지난해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던 대유홀딩스로부터 대유에이텍 지분 일부를 장외에서 사들여 대유에이텍 최대주주에 올랐다. 박 회장의 차녀인 박은진 씨는 대유에이텍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데 이어 장내에서 지분을 사들여 대유에이텍 지분을 4.79%까지 늘렸다. 한 씨는 대유홀딩스가 보유하던 지분 4.0%를 장외에서 사들여 보유 중이다. 박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대유에이텍 지분은 43.2%에 달한다.
대유에이텍은 기아 등 완성차 회사에 자동차 시트를 납품하는 회사다. 대유위니아그룹이 휘청거리는 것과 달리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알짜 회사로 꼽힌다.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428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324억원, 순이익은 159억원에 달했다. 다만 대유에이텍의 재무구조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대유에이텍의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531.0%에 달한다. 지난해 3 대 1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올해 순이익을 내기 시작하며 자본잠식에 빠질 위기에선 벗어났다.
일각에선 대유위니아그룹 직원들이 월급과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그 책임을 지고 구속된 박 회장이 임금 체불 문제 해결보다는 자신의 지배력 확대에 공을 들이는 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회장은 지난해 그룹 계열 상장사인 대유에이텍과 대유플러스, 대유에이피(현 DH오토리드)로부터 161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아 챙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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