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픽은 연예인 지망생 전문 트레이닝 플랫폼 ‘데뷔조인’을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박수진 대표(38)가 2023년 8월에 설립했다.
박 대표는 창업 전에 대형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마케팅팀에 속해 있었으며,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보이그룹을 런칭하는 대형 프로젝트도 맡았었다.
“엔터는 조금 폐쇄적이고 프라이빗한 업무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외부 인력을 유입하는 신인개발 업무를 하면서 신인 개발팀, 연습생 쌍방향으로 불편, 불만이 많은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됐던 것 같습니다. 신인개발 과정에서 쌍방향에서 느낀 불편함을 개선하고, 시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데뷔조인’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기업명 ‘어도픽’은 기업으로서 세상이 사랑스러워하며 선택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늘 새로운 도전을 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데뷔조인은 문화 예술인 되고자 하는 청소년들만의 온라인 학교와 같은 개념입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생활 기록부가 생기듯이, 지망생들이 트레이닝하는 과정에서 생활 기록부 같은 개념을 만들어줍니다. 그 친구들의 실력을 입증하고, 좀 더 안전하게 아티스트가 되는 방식을 만들어가도록 돕는 플랫폼입니다.”
데뷔조인 안에는 SM, YG, HYBE에서 연습생들을 가르치는 트레이너 강사들이 직접 피드백을 해주는 실력평가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엔터 오디션은 신청자가 많아 40초~1분 이내에 이 친구들을 평가해야만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평가가 사실 쉽지 않습니다. 데뷔조인을 활용하게 되면 전문가의 사전 평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인 개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게 됩니다. ‘이 친구를 왜 기업이 선택해야 하는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증명해 줄 수 있기에 엔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어도픽은 SK텔레콤 에이닷 개발책임이었던 AI 딥테크팀과 현재 인공지능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이 기술이 도입된다면 연습생과 신인개발팀 모두에게 정말 편리한 기능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뷔조인은 인재를 쉽고 빠르게 발굴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소싱니즈에 걸맞은 프라이빗한 서비스 체계도 갖춰진 상태입니다. 그만큼 사소한 것까지도 엔터의 체계에 맞춰 설계됐으며, 기획과 개발에 큰 노력을 들였습니다.”
박 대표는 “아이돌 연습생을 위한 서비스가 강점”이라며 “기획업체들의 소싱니즈를 정확히 집어내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것이 데뷔조인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데뷔조인이 문화예술 분야 특화 도메인으로 창업성장기술개발 사업에 합격하면서 연구지원을 받게 됐습니다. 문화예술 분야 특화 도메인 기술개발을 통해서 케이팝과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분야의 IP를 확보하고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더 성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박 대표는 “데뷔조인은 전 세계에서 국내 문화예술에 가지는 관심과 신인들의 기회 창출을 목표로 기준을 잡았다”며 “인공지능 기술 도입과 케이팝 문화의 영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 R&D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안정적 서비스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엔터에서 업무를 해본 사람들만이 아는 불편함을 서비스에 녹여내는 것에 집중해 개발했습니다. 엔터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으로 시작해서 그것을 토대로 연습생의 성장에 기여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시장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데뷔조인은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 한 달간 테스트 운영했다. “그때 MAU가 6만명이었고, 연습생 500명이 서비스가 출시되면 사용해 보고 싶다고 자신의 개인정보를 입력해 놓았습니다. 지원자들이 제일 먼저 유입 대상이었고, 지난해 11월에 사전 이벤트를 통해서 240명의 연습생이 유입됐습니다. 그리고 예비 올해 9월, 웹사이트 MVP가 나오면서 SNS를 활용해서 추가적인 PR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캐스팅 디렉터 전에 마케팅팀에서 일해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SNS PR 경험을 모두 녹여내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캐스팅 디렉터로 일하면서 만명이 넘는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방출된 연습생도 많이 봤고, 계약하고 싶어서 욕심나서 아주 여러 번 프로포즈 했던 연습생들도 있습니다. 당시에 신인개발 업무를 처음 시작하는 입장으로 안전한 계약서를 통해서 연습생 계약을 하고 싶어 사내 법무팀과 계약서 조율도 굉장히 디테일하게 준비했습니다. 그런데도 계약을 별개로 두고 연습생에게 법적인 문제로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업무를 하면서 깨닫게 됐습니다. 아이돌 연습생을 목표로 하는 청소년 인구가 국내 165만명 정도 된다는 통계자료가 있는데, 이렇게 큰 시장인데도 주먹구구식으로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대기업들이 할 수 없는 일을 스타트업으로 작은 것부터 조금씩 변화 시켜나간다면 케이팝 시장이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박 대표는 “예비 문화예술인 청소년들이 전문가로 데뷔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며 “이를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설립일: 2023년 8월
주요사업: 연예인 지망생 전문 트레이닝 플랫폼 ‘데뷔조인’ 개발
성과: 대중 문화 예술 기획업 등록, 6만 명 MAU(월간 활성 사용자): 초기 테스트 단계에서 이미 6만 명의 트래픽을 확보, 서비스 출시 전 500명 이상의 연습생이 사전 등록 신청,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 창업 사업화 자금 지원 사업 선정, 2024년 정부 창업성장기술개발 R&D 사업 선정, 해외 PCT 특허를 포함해 7건의 특허(출원) 및 상표권 등록 완료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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