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 및 자산시장은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2기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약속한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비트코인은 급등하고, 관세 부과 우려로 유로화 가치는 하락 중이다.
22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9만 8938.45달러로 한 달 전보다 약 46% 올랐다. 금융정보 분석기관 BCA 리서치는 비트코인이 단기 조정을 겪은 뒤 장기적으로는 20만 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 역시 내년 연말까지 비트코인이 2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비트코인이 국가 준비 자산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이미 관련 법안도 발의돼 있다. 준비자산이란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대외 결제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산으로 달러 같은 기축통화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금 등이 해당한다. 미국이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저장하면 세계 다른 국가들도 이를 준비자산으로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회사 ARK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는 2030년까지 비트코인이 최대 150만 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외환 시장에선 유로화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로존의 수출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 간 금리 차도 더 벌어질 수 있다. 관세 부과로 미국의 수입품 가격이 오를 경우 Fed가 금리 인하 폭을 줄이거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바클레이즈, 도이치뱅크, 노무라 인터내셔널 등 10개 은행이 유로화에 대한 콜(매수) 옵션을 대폭 줄였다.
도이체뱅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 리서치 책임자는 "트럼프의 정책이 전면적이고 신속하게 시행되고, 유럽이나 중국의 정책 대응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달러·유로 환율은 패리티를 넘어 0.95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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