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기술유출' 의혹…대한전선 또 압수수색

입력 2024-11-22 18:21   수정 2024-11-22 18:22

해저케이블 제조공정 기술 유출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대한전선 공장을 세 번째 압수수색했다. 대한전선이 LS전선의 기술을 빼돌려 자사 새 공장에 적용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22일 오전부터 충남 당진시 대한전선 케이블 공장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업계 2위인 대한전선이 LS전선이 보유한 해저용·장거리 초고압직류송전(HVDC) 공장 설계 노하우를 부정하게 입수했다는 의혹(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을 수사하고 있다.

▶본지 7월 14일자 A27면 참조

경찰의 대한전선 직접 압수수색은 이번이 세 번째다. 경찰은 지난 6월과 7월 대한전선 공장과 본사를 한 차례씩 압수수색했다.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LS전선이 유출됐다고 주장하는 케이블 공장 외형을 살피고, 입수한 서류 등을 토대로 대한전선 임원진의 개입 가능성을 들여다보려는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은 최근 ‘2027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2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LS전선 기술이 사용되는지 살필 예정이다.

LS전선은 2007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개발하고 2009년 국내 최초의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강원 동해시)을 준공했다. 케이블업계에서는 길이 70㎞가 넘고, 최대 5000t에 달하는 대형 전선 더미를 쌓고 보관하는 공장 외형 설계를 기술 노하우로 꼽는다.

경찰은 지난해까지 LS전선 케이블 공장 1~4동의 설계를 담당한 가운종합건축사무소가 이후 대한전선 당진공장 설계를 맡았고, 이 과정에서 LS전선의 설계 노하우가 빠져나갔다고 보고 대한전선과 가운종합건축사무소를 수사해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대한전선 하도급업체 A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A사는 금속기업으로 과거 LS전선 수직연합기 등의 제조 협력사에서 일감을 받은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LS전선은 “대한전선이 LS전선 협력사를 광범위하게 접촉해 기술을 빼갔다”며 “사실로 밝혀지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전선은 “LS전선의 영업비밀을 탈취한 바 없다”며 “가온종합건축사무소에 먼저 연락해 설계를 요청했다는 LS전선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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