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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9)가 핵심 의제인 기후대응 재원에 대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견해차로 진통을 겪은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
24일(현지시간) COP29를 위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모인 약 200개국 협상단은 이날 새벽 ‘신규 기후 재원 조성 목표(NCQG)’에 합의했다. UNFCCC가 공개한 합의문에 따르면 개도국을 위해 선진국이 부담하는 공공 재정은 2035년까지 연 3000억달러로 늘어난다.
작년 기준 세계 군사비의 45일 치, 현재 세계에서 사용되는 원유 40일 치와 맞먹는 금액이다. 2009년 설정된 기존 합의(연 1000억달러)의 세 배 수준이고 21일 공개된 합의문 초안(2500억달러)보다도 증가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합의에 따라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나라들을 도울 의무가 있다. 분담금은 기후변화에 노출된 국가들의 공공·민간 부문에 매년 현금으로 투입돼 그동안의 피해를 보상하고 앞으로의 대응을 지원한다.
COP29는 당초 예정된 폐막일(22일)을 이틀 넘긴 시점에 합의에 도달했다. 기후변화 위협에 직접 노출된 소규모 도서국들과 최빈국(LDC) 그룹은 초안 공개 당시 선진국의 부담이 지나치게 적다며 반발했다. 일부 국가는 자신들의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며 회의 참석을 중단해 파행 우려까지 나오기도 했다. 반대로 현금 부담을 안게 되는 선진국의 일부 대표들은 자국 경제의 어려움 등을 거론하며 2500억달러가 현실적인 수치라고 주장했다.
합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지만 불만족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도 협상 대표 찬드니 라이나는 “선진국 당사자들이 그들의 책임을 다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낸 결과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중국을 개도국으로 분류하는 것에서도 반발이 있었다. UNFCCC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43개 국가를 선진국으로,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 155개국을 개도국으로 분류한다. 서방 선진국들은 탄소 배출량이 많은 중국과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도 선진국으로 편입해 기후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합의문은 이들 국가에 ‘자발적인 기여를 권장한다’고만 표현하고 의무를 부과하지는 않았다.
합의 이행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선진국들은 물가 상승, 예산 제약, 포퓰리즘 증가 등 많은 재정적, 정치적 제약에 시달리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과 그의 파리협정 탈퇴 위협은 COP29 회의 초반부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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