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문한 BYD 본사와 공장, 연구소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에 대한 집착’과 ‘엔지니어 우대 문화’다. BYD가 가격과 성능을 모두 잡은 1000만원대 전기차를 선보이고, 한 번 기름을 채우면 배터리 힘까지 보태 최대 2100㎞를 달릴 수 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한 배경이다. BYD는 앞으로 자율주행차 연구에 본격 나서 미래차 시장도 휩쓸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금형 라인에서는 최대 2500t의 프레스가 고강도 철판에 도장을 찍어내듯 문짝 등 차체 부품을 100% 자동으로 만들었다. 이어진 용접 라인에선 정밀 전자제품 제조에 주로 활용하는 레이저 용접을 볼 수 있었다. 아르곤 용접과 달리 열이 퍼지는 범위가 좁고 강해 보다 정밀한 용접이 가능한 최신 기술이다. 차체 한 개를 제조하기 위해선 669개의 크고 작은 부품을 용접해야 한다. 정밀한 레이저 용접 덕분에 용접 오차는 최대 0.15㎜에 불과했다.
도장 공정을 거쳐 완성된 차체에는 근로자 여섯 명이 동시에 달라붙었다. 각종 케이블과 호스류를 결합하는 의장 공정이다. 무인운반차량(AGV) 100여 대는 각 공정에 맞춰 크고 작은 부품을 자동으로 실어 날랐다.
공장에서 나와 왕복 2차선 도로를 건너면 줄지어 선 10층 안팎의 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하루 12시간씩 2교대로 근무하는 직원 약 5만4000명이 먹고 자는 기숙사다. 월급 1만2000위안(약 232만원)을 받는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30세다. 한국 현대차·기아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을 훌쩍 넘기는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BYD가 가성비 좋은 전기차를 쏟아낼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다. BYD 관계자는 “직원들이 젊다보니 새로운 차종이 나와도 달라진 조립법을 곧바로 배운다”며 “능력을 검증받으면 후배가 선배보다 먼저 승진하는 문화도 업무 효율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BYD는 18일 이곳에서 창립 30주년 및 1000만 번째 전기차 출고 기념행사를 열었다. 회사 내에서 ‘기술에 미친 사람’으로 불리는 왕촨푸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에 1000억위안(약 19조36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이공계 졸업생을 대상으로 대규모 채용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BYD는 엔지니어에겐 천국 같은 직장이다. 전체 직원 90만 명 중 10만2800명이 R&D 인력이다. 왕 회장은 이날 “공장과 특허, 주식 등 모든 재산이 사라져도 엔지니어가 있는 한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BYD의 모든 임원도 이공계 출신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선전=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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