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부탁 하나 드리겠습니다. 청취율 좀 높여주세요."
김병진 KBS라디오센터장이 새 DJ로 합류한 가수 겸 방송인 하하와 그룹 오마이걸 효정에게 건넨 당부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국제회의실에서 진행된 KBS 쿨FM 기자간담회에서 김 센터장은 "(하하, 효정) 두 분을 모시는 데 제작진이 굉장히 애를 썼다"며 "하하 씨의 16년 만의 라디오 복귀와 효정 씨의 영입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맡을 오후 2시, 8시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시간대"라며 "2시는 하하씨가 손흥민 정도의 역할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 싶고, 8시는 효정씨가 김연아 정도 해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기대했다.
이어 "소소한 부탁을 드리자면 청취율을 조금만 높여달라"며 "한 5배 정도 높여주시고, 이걸 계기로 광고도 많이 찍고 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홍범 CP는 "그동안 KBS 라디오가 '허리가 약하다'는 평가받았는데, 두 분을 통해 완벽하게 보완했다"며 "하하씨는 잘해주시고, '볼륨을 높여요'는 그동안 사랑받아 왔던 프로그램이었는데 DJ가 자주 바뀌었다. 이번에 효정씨는 오래 함께해주실 거라고 하셔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하의 슈퍼라디오'는 가수 겸 방송인 하하가 2005년 SBS 파워FM '텐텐클럽' 이후 16년 만의 라디오 복귀라는 점이다. 청취자들과 진짜 놀 줄 아는 DJ 하하는 "진짜 잘하고 싶다"는 포부를 제작진에게 전하며 출연 제안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하하는 직접 프로그램 시그널과 로고송 제작에도 참여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강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하하만의 파이팅과 슈퍼 긍정 에너지를 전달하겠다는 목표가 전달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하하는 "라디오는 항상 저의 버킷리스트에 있었고, 저의 꿈이었고, 연예계에 들어오게 된 계기였다"며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항상 라디오를 들었고, 라디오로 시작해 라디오로 끝냈던 삶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담도 된다"며 "좋은 결과를 보여드려야 하는데, 라디오는 청취자와 DJ의 소통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것만 보고 열심히 해보려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에는 소리만 질렀고, 패기와 열정, 파이팅으로 했다"며 "이젠 격조 있게 가려 하지만 뭐가 바뀌겠나. 그런데도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공감할 수 있는 방송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아이 셋이라 이 시간대가 얼마나 육아에 중요한 시간인지 안다"며 "위로와 공감, 열정을 전하는 DJ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볼륨의 높여요'의 고정 게스트를 하며 라디오와 인연을 맺었다"며 "그래서 KBS 라디오에 대해 애틋함이 있었고, DJ 제안을 받고 박명수 형님을 만났는데 '너 따위가 들어올 곳이 아니다'고 해서, 그 말을 듣고 오게 됐다. 광고 반절 정도 뺏어올 생각이다"고 덧붙여 폭소케 했다.
2시의 강력한 프로그램에 대해 "정말 친하게 지내고 있고, 여기에 오면서 많은 얘길 나눴다"며 "제가 '컬투쇼'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김태균 형부터 그쪽 제작진과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라디오를 들어온 세대인 만큼, 그런 황금시대를 만들고 싶다"며 "경쟁이 아니라 서로 잘 사는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하하는 "결혼 이후 모든 걸 끊고 살아서 인맥이 넓진 않다"며 "저희 아이들 소울이가 노래를 잘한다. 그들도 나올 수 있다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어 "양동근 씨가 저의 동갑 친구고, 똑같이 아이 셋인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도 공개되니 와서 홍보해줬으면 좋겠고, 기본적으로 이번 주에 SBS '런닝맨' 멤버들이 나온다. 저도 나가줬으니 나오는 것"이라고 폭로해 폭소케 했다.
실제로 하하는 연예계에서 알아주는 마당발로 수많은 슈퍼스타가 '하하의 슈퍼라디오'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런닝맨' 지석진, 양세찬, 지예은 등을 시작으로 MBC '놀면 뭐하니?' 등에 함께 출연하는 멤버들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게스트 출연 명단에 유재석이 없는 것에 대해 하하는 "저는 함부로 그분(유재석)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다"며 "언제든 그분에게 요청할 수 있고, 그분도 응해주시겠지만, 어느 정도 빌드업하고 어깨를 나란히 한 후에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하하는 또 "그분과는 거룩하게 만나고 싶다"며 "'빨대 꽂는다'가 아니라 제가 힘을 드리는 호스트가 되고 싶다. 제가 먼저 온전해지고 싶다"고 전했다.
이에 연출자인 권예지 PD도 "청취자분들이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마이걸 리더이자 '상큼 에너지'의 상징인 효정은 '오마이걸 효정의 볼륨의 높여요'로 DJ에 도전장을 낸다. '볼륨을 높여요'는 1995년 첫 방송을 시작한 KBS 라디오 대표 브랜드로 이본, 메이비, 최강희, 유인나, 나르샤, 강한나 등 스타 DJ들을 배출해 왔다. 효정은 청하의 뒤를 이어 음악 전문성과 예능적으로 재미를 더해 청취자와 소통할 예정이다.
효정은 2015년 데뷔한 오마이걸의 리더이자 리드보컬로 활동해왔다. 또한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을 포함해 여러 예능 MC를 맡으며 센스와 예능감을 선보여온 만큼 '볼륨' DJ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효정은 "내치지 않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전 떠날 생각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멤버들이 제가 말이 많은 걸 알아서 잘 해낼 거라고 응원해줬다"며 "오늘 첫 방송에 오마이걸 멤버들이 전체로 나오는데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또 "저의 친구들 미주, 레드벨벳 슬기, 허영지 등 '94즈'라고 해서 자주 만나고 있다"며 "그들에게도 출연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연출자인 오귀나 PD는 "효정 씨의 맑은 눈의 광기를 봤다"며 "이런 에너지라면 '볼륨을 높여라'를 하기에 차고 넘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신뢰감을 드러냈다.
한편 오는 25일 첫선을 보이는 '하하의 슈퍼라디오', '오마이걸 효정의 볼륨을 높여요'는 각각 매일 오후 2시와 오후 8시에 방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