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다시 올라타도 될까요?" (포털사이트 종목 토론방에 올라온 개인 투자자의 글)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된서리를 맞은 여행주 투자자들이 다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이 빗장을 열고 무비자 입국 기간을 30일까지 늘리면서다. 증권가에선 여행사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오후 1시30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참좋은여행은 전 거래일 대비 445원(9%) 급등한 53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참좋은여행은 장중 23.36% 뛴 61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같은 시간 노랑풍선(3.66%), 모두투어(3.62%), 하나투어(1.24%) 모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가 상승 배경엔 중국의 무비자 정책이 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비즈니스·관광·친지 방문 등으로 제한된 무비자 방문 목적에 교류 방문을 추가하고, 무비자로 중국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중 문화장관 회담에서 본격적으로 한·중 문화교류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며 "중국 무비자 관광 추가 확대에 따른 중국향(向) 수요 확산 기대감에 지난주 하나투어, 모두투어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8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내년 12월 31일까지 비자가 없어도 15일 이내 기간 비즈니스, 관광, 친지 방문 등을 위해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 기존에는 가장 저렴한 일회용(단수) 단체 비자를 발급받는 데 5만~6만원이 들었고, 발급 기간도 1주일가량 소요됐다. 이에 이달 초에도 여행주는 일제히 들썩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경제 성장 둔화, 내수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여행업 활성화를 선택했다고 보고 있다. 린 대변인은 "중국과 외국의 인적 교류를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 비자 면제 국가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 티메프 미정산 사태에 따른 대규모 예약 취소로 여행주 투자심리가 악화한 터라 무비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정책 변화 후 여행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하나투어는 중국 무비자 정책이 발표된 11월 1일을 기점으로 3주 만에 중국 여행 예약률이 75%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나투어는 자사의 중국 예약 동향을 분석한 결과, 발표 이전 3주간과 비교해 패키지와 골프 예약은 각각 110%, 105% 증가했다고 했다. 평소 선호가 높은 장자제(28.8%), 백두산(9.2%)뿐 아니라 산둥성·칭다오(11.1%), 상하이(9.6%)와 같은 도시 여행지도 인기 지역 상위를 차지했다는 설명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0년 사이 일본과 중국 노선의 비중이 역전된 결정적 차이는 무비자와 항공 자유화였다"며 "중국 정부가 번복 없이 이번 정책을 계속 연장해준다면 아예 새로운 중국 여행 시장이 열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에서 중국을 방문하는 여행객은 2007년을 고점으로 팬데믹 이전까지 연간 400만명 수준에 머물렀다. 그 사이 일본 여행객 수는 2010년 244만명에서 2018명 754만명으로 급증했다.
개별 여행사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은 중국 정부가 무비자 정책을 발표한 후 모두투어의 목표주가를 1만25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높였다. 이 증권사 이기훈 연구원은 "중국 패키지 송출객 수가 2016년(연간 약 35만명) 수준까지 늘어난다는 가정하에 모두투어의 연간 송출객은 10만명가량 증가할 수 있다"며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 추정치 대비 200% 늘어난 19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했다.
하나투어의 경우 배당 매력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내년 패키지 송출객 수는 신상품 효과, 중국 시장 회복으로 올해보다 17% 늘어난 250만명에 달할 것"이라며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3.5%인 점도 긍정적인 투자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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