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뇨스 사장은 “자동차업계에서 수십 년간 일했지만 요즘처럼 시장의 변동성이 컸던 적은 없었다”며 “하지만 이런 큰 변화는 현대차에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현대차엔 ‘빨리빨리’와 ‘미리미리’ 문화가 있다”며 “CEO로 부임하면 기술을 더 빨리 개발하고, 시장 상황에 미리 준비하는 기업 문화를 더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가성비 높은 중국 전기차의 공습과 도널드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은 전기차 보조금 철폐와 모든 상품에 10~20% 수준의 보편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이에 대해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건립 계획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이전에 결정한 것”이라며 “현대차만의 계획대로 미국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에 연 37만 대 생산 여력이 있는 앨라배마 공장과 최근 완공한 연 30만 대 생산 규모의 조지아주 전기차전용공장(현대차그룹메트플랜트아메리카·HMGMA)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전동화 전환 트렌드가 지속되겠지만 하이브리드카 등이 그 중간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앨라배마 공장과 HMGMA에서 시장의 수요에 맞게 내연기관,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을 모두 생산하며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차의 공습에 대해선 “(중국 전기차보다) 더 스마트하게 만들고, 고객들이 ‘최고의 퀄리티’라고 느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며 “그동안 미주지역 딜러들에게 강조해온 ‘FBB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FBB는 비용은 적게 쓰고(fewer), 더 크고(bigger), 더 잘(better)하자는 말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현대차의 첫 외국인 CEO로 임명된 무뇨스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내정 당시 정 회장이 ‘한국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며 “앞으로 한국에서 70%, 미국 등 나머지 국가에서 30%를 근무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차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묻는 질문엔 “정 회장이 주도한 전략이 잘 작동하고 있다”며 “정 회장과 장재훈 현 사장이 만든 전략을 차근차근 실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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