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을 통해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은 당원게시판 논란을 꺼내 들었다. 그는 “(당원게시판) 의혹이 제기되자 일부 최고위원 등 당직자가 ‘8동훈(당원 중 8명의 동명이인 한동훈)이 있다’고 언론에 얘기하고 있다”며 “(그들은) 어떻게 ‘8동훈’이 있는 걸 알게 됐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동훈과 관련된) 자료를 일부 최고위원은 보는데 왜 우리는 못 보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확인했는지 우리도 같이 공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당이 ‘한동훈 대표 사퇴’ 같은 글을 (당원게시판에) 쓰는 사람을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제게도 ‘사퇴하라’는 문자가 많이 와 있는데 같이 고발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한 대표는 마이크를 켜고 김 최고위원을 향해 “사실관계를 좀 확인하고 말씀하시면 좋겠다. 그런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이 다시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그런 기사가 났다”고 따지자, 한 대표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생중계된 회의에 이어 15분가량 열린 비공개회의에서도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계 인사들 사이에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격앙된 반응을 이어갔다. 그는 “광범위한 자유가 허용되는 익명 게시판에서 마음에 안 드는 글이라고 (작성자를) 색출하라? 저는 그 요구에 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작성자 색출 요구는) 어떻게든 당 대표인 저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 아닌가. 그런 뻔한 의도에 말려들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친윤계가 자신을 당 대표에서 쫓아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당원게시판 관련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생각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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