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DB → DC형 바꾸면 적립금 70兆 증가

입력 2024-11-25 17:59   수정 2024-11-25 21:04

퇴직연금이 ‘쥐꼬리 수익률’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20%대에 불과한 확정기여(DC)형 비중을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진국은 확정급여(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25일 한국경제신문이 시뮬레이션한 결과 현재 205조원 규모인 DB형 퇴직연금을 DC형으로 전환하면 2030년까지 적립금이 70조원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SCI지수 상품에 65%(5년간 연평균 수익률 7.61%), 선진국 채권지수 상품에 35% 넣는다고 가정했을 때다.

공격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시장 평균만 쫓는 수준인데도 적립금이 318조원으로 불어난다. 하지만 퇴직연금을 DB형에 놔두고 연평균 임금 상승률 3.22%를 적용하면 248조원에 그친다.

DB형은 적립금을 회사가 운용하고 퇴직 후 받을 연금액이 고정돼 있다. DC형은 개인이 개별적으로 금융회사에 맡겨 운용하기 때문에 수익률에 따라 연금액이 달라진다.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382조원 중 DC형 비중은 26.2%(100조원)에 불과하다. 미국(64%) 호주(86%)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일본도 DC형 비중이 올해 처음 50%를 넘어섰다.

슈테피 프리츠 노르웨이 금융투자협회 디렉터는 “DB형으로 노후를 보장하는 것은 직장인과 고용주 모두에게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한국도 DC형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슬로=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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