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한 명이 2000억 빼돌려"…실적발표까지 연기한 이 회사

입력 2024-11-26 07:31   수정 2024-11-26 07:37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가 한 직원의 회계 부정 사실을 발견하며 3분기 실적 발표를 2주 연기한다고 밝혔다.
3년간 1억달러 넘는 회계 부정
메이시스는 25일(현지시간)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하며 정식 실적 발표를 당초 예정했던 이달 26일에서 다음 달 11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메이시스는 택배 배송 비용 계정을 담당하던 한 회계 직원이 2021년 4분기부터 지난 2일까지 약 1억3200만~1억5400만달러(약 1848억~2156억원)의 배송 비용의 기재를 의도적으로 누락한 사실이 발견됐다고 연기 사유를 설명했다.

메이시스는 최근 분기별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해 해당 직원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계 오류가 유동성 관리나 납품업체 대금 지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해당 직원은 현재 퇴사했으며, 조사 결과 다른 직원의 연루 증거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닐 손더스 글로벌데이터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사건이 2021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은 회사 감사 체계의 신뢰도를 의심하게 한다"며 "이미 성과에 우려를 가진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이시스의 회계 감사인인 KPMG는 지난해 파산한 지역 은행 3곳에 대해 '청렴' 의견을 제시한 전력이 있다.

데이비드 스와츠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건은 관리 체계의 부족함을 보여준다"면서도 "3년간 발생한 규모로 보면 회사 전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토니 스프링 메이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겠다”며 “직원들은 성공적인 연말 시즌 전략 실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1월 매출이 3분기 매출을 웃도는 수준으로 진행 중"이라며 오는 29일 블랙프라이데이를 포함한 연말 쇼핑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메이시스는 다음 달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4분기 및 연간 전망을 제시할 계획이다. 미국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는 연말 쇼핑 시즌 동안 소비자 지출을 가늠할 주요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잠정 실적은 기대 못 미쳐
한편 메이시스는 이날 3분기 잠정 실적을 통해 매출이 4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하락했다고 밝혔다. 월가 예상치인 47억7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로이터통신은 "대규모 할인 행사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휴가철 비필수품 구매를 줄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메이시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21% 하락한 15.94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주가는 이미 19%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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