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HL홀딩스, 결국 자사주 재단 무상 출연 철회했다

입력 2024-11-26 15:44   수정 2024-11-26 15:47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HL홀딩스가 47만주에 달하는 자사주를 무상으로 재단에 출연하기로 했다가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힌 끝에 결정을 철회했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HL홀딩스 이사회는 이날 오후 3시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47만193주를 추후 설립할 비영리재단에 무상 출연하는 안건을 철회했다. 당초 취지와 달리 시장의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숙의를 거쳐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HL홀딩스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현물 보유 중인 자사주 56만720주 중 83.85%에 해당하는 47만193주를 추후 설립할 비영리재단에 무상 출연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는 이사회 결의일 전 거래일(11월8일) 종가 기준 163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회사는 처분 목적에 대해 '사회적 책무 실행을 위한 재단법인에의 무상 출연'이라고 적었다.

HL홀딩스는 HL만도와 HL디앤아이한라 등을 보유한 HL그룹의 사업 지주회사다. 최대주주인 정몽원 회장(25.03%)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31.58%를 갖고 있다. 이와 함께 VIP자산운용(10.41%)과 베어링자산운용(6.59%), 국민연금공단(5.37%) 등이 주요주주다.

공시 이후 시장 안팎에서는 회삿돈으로 사들인 자사주를 공짜로 재단에 증여해 편법으로 정 회장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쓰려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개인투자자들은 '사회 공헌'이라는 미명 아래 회삿돈으로 손쉽게 대주주 의결권을 강화하려는 꼼수라고 반발했다. HL홀딩스는 2대, 3대 주주인 VIP자산운용과 베어링자산운용조차 일반 주주들 편에 서자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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