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13개월만에 휴전…"60일 내 레바논서 철수"

입력 2024-11-27 06:14   수정 2024-11-2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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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공격 이후 13개월만에 휴전에 합의했다.

2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투표 결과 10대1로 휴전안을 통과시켰다.

휴전안 제출에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연설을 통해 "10월 8일 레바논에서 우리를 공격하기로 결정한 헤즈볼라는 1년이 지난 지금은 같은 헤즈볼라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헤즈볼라 핵심 중의 핵심(Axis of axis)인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고, 조직의 최고 지도부를 제거했고, 로켓과 미사일을 대부분 파괴했으며, 수천 명의 테러리스트를 사살했고, 우리 국경에 인접한 지하 테러 기반 시설과 그들이 수십년 간 구축해온 인프라를 파괴했다"라며 전쟁의 성과를 열거했다.

휴전 이유에 대해서는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군의 숨을 돌리고 재고를 보충하고, 전선은 분리해 하마스를 고립시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백악관 연설을 통해 "오늘 체결된 합의에 따라 내일 오전 4시 현지 시간부터 레바논-이스라엘 국경을 가로지르는 전투가 종료된다"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은 적대 행위를 영구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헤즈볼라와 다른 테러 조직의 잔당이 다시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임시 총리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적대 행위를 종식시키기 위한 미국 중재 협상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휴전안은 이스라엘군이 향후 60일 간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레바논이 정규군 5000명 이상을 해당 지역에 배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30㎞ 떨어진 리타니 강 북쪽으로 철수하게 된다. 휴전안은 27일 오전 4시부터 발효된다.

휴전이 이뤄지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은 1년여만에 종식된다. 하마스와의 전쟁에 집중하던 이스라엘이 지난 9월 '북쪽의 화살' 작전을 선포하고 지상전을 벌인 후로는 약 2개월만이다.

이스라엘은 휴전 발표 전까지 헤즈볼라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부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린 뒤 4개 지역 건물을 집중 공습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 공격으로 최소 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은 남부 접경지대, 동부 베카밸리 등에서도 180여개 헤즈볼라 표적에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휴전안을 무시하고 다시 이스라엘 북부 국경을 위협할 경우 즉각 보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가 합의를 위반하고 무장을 시도하거나, 국경 근처에 테러 인프라를 재건하려고 할 경우, 로켓을 발사하거나 로켓 탑재 트럭을 가져올 경우, 터널을 팔 경우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 사회는 휴전을 환영했다. 우르졸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라며 "레바논은 헤즈볼라의 영향력 감소로 인해 내부 안보 및 안정을 강화할 기회를 얻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는 "가자지구에서도 휴전이 절실히 필요하며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날 장 초반 2% 가까이 급등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휴전 선언 이후 전거래일보다 0.25% 하락한 배럴당 68.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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