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지수 6000을 앞두고 주춤했던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올해 여름 이후 많은 투자자들을 망설이게 했던 경기침체 우려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경기침체를 피해갈 수 있는 근거로 중요하게 회자되는 것 중 하나가 AI 기술혁신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다.
언젠가는 AI 기술혁신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지만 단·중기적인 경기사이클 관점에서는 너무 먼 이야기로 들린다. 내년에 경기침체가 올지는 누구도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미국이 침체를 피하게 된다면 AI 또는 반도체와 같은 경제의 좁은 부분보다는 제조업 또는 내수업종의 회복이 상승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표1]은 미국 ISM 제조업지수와 제조업 내구재신규주문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다. 두 지표는 미국 제조업경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들인데 2023년부터 지속된 주가 상승과 2% 이상의 견조한 경제성장률과는 다른 모습이다.
먼저 ISM 제조업지수 최신(10월) 수치는 2009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위기를 제외하고는 2007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이미 약한 경기침체 수준임을 보여준다. 제조업 내구재신규주문 역시 올해 6월 전년 동월 대비 –10.6% 감소를 저점으로 침체 수준을 통과하며 약하게나마 반등 중이다.
[표2]는 제조업경기의 선행지수라 할 수 있는 설비투자 전망이다. 이 지표는 미국 중앙은행 필라델피아·뉴욕·댈러스지부에서 조사한 제조업 설비투자 전망지수의 평균값으로 향후 6개월의 설비투자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침체의 저점을 이제 막 통과 중인 [표1]의 제조업 지표와는 달리 제조업 설비투자 심리는 올해 초부터 빠르게 반등을 시작하여 향후 제조업의 반등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표3]은 신규주택착공 건수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3개월 이동평균)이다. 주택시장은 내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주택시장의 선행지표인 신규주택착공 증가율은 2023년 4월 –22% 감소하여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찍고 반등 중이다. 최신(10월) 수치는 0.3%로 1년 6개월의 감소 추세를 끝내고 이제 막 (+)로 전환되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반등 기대를 할 수 있는 제조업과는 달리 주택시장의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여전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으며 주택가격도 높은 수준으로 소비자들의 주택구매 부담이 높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시작된 미국 주식시장의 안정적인 상승은 풍부한 유동성과 함께 AI 또는 반도체와 같은 특정 IT 섹터의 호조에 기인한 바가 크다. AI와 반도체 섹터의 상승세가 꺾이더라도 저점을 통과중인 전통산업이 트럼프 신정부의 리쇼어링(제조업의 미국 내 재유치)과 규제완화 정책의 지원으로 그 공백을 메꿀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오대정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고문(CFA)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