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자산 총액 기준으로 재계 9위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내려앉았다. 정유와 리테일, 건설을 핵심 사업으로 운영하는 GS그룹은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주력해 왔다. 이번 인사는 허 회장 중심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지금껏 구상해 온 신사업을 실행에 옮기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허 회장을 도와 미래를 그리고 있는 최누리 ㈜GS 전무(업무지원팀장·51)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최 신임 부사장은 허 회장이 미국 빅테크를 방문할 때마다 동행하는 그룹의 ‘기술통’이다. 홍 신임 부회장이 그룹의 안살림을 책임진다면, 최 신임 부사장은 구체적인 실행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DX(디지털 전환) 등 신사업 분야 임원들이 대거 발탁됐다.
발전사 세 곳의 최고경영진은 대폭 교체했다. 그룹 관계자는 “실시간 전력시장 도입, 전력가격 입찰제, 분산에너지법 등 전력시장 제도 개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GS EPS 대표에 김석환 GS E&R 사장(62)이 배치됐다. 반월·구미 국가산업단지에서 집단에너지 사업을 하는 GS E&R 대표로는 김성원 GS에너지 부사장(54)이 선임됐다. GS동해전력 대표 자리엔 황병소 GS E&R 전무(55)가 발령받았다.
GS칼텍스와 GS건설은 업황 둔화에 따라 조직 정비에 나선다. 정제마진 하락,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따라 GS칼텍스는 조직을 축소하고 운영 최적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건설 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GS건설도 기존 6개 사업본부를 3개로 줄였다. 본부-그룹-담당의 조직 계층을 본부-부문 또는 실-부문으로 축소했다. 벤처투자전문회사인 GS벤처스 수장에는 홍석현 신임 대표(43)가 내정됐다.
그룹의 두 번째 핵심 사업인 유통 분야는 ‘젊은 피’에 맡겨졌다. 9년간 GS리테일을 이끈 허연수 부회장이 용퇴하고, 오너 4세인 허서홍 부사장이 대표로 내정됐다. 허 신임 대표는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 ㈜GS 미래사업팀장을 역임했다. 그룹 전반의 신사업 밑그림을 그리는 안목이 탁월하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올해 초 GS리테일로 이동한 허 부사장은 리테일 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GS리테일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GS25 편의점 사업을 이끄는 플랫폼BU편의점사업부장 자리에는 정춘호 부사장을 앉혔다. 정 부사장은 슈퍼마켓 사업 실적 턴어라운드를 성공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전무에서 승진했다.
플랫폼BU 산하 O4O 부문에 퀵커머스실을 승격시켰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를 거점으로 빠른 배송을 강화하고 있다.
김형규/이선아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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