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항상 자연을 주제로 삼았고 자연을 재현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했다. 2003년 10월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터바인홀에서 ‘날씨 프로젝트(The Weather Project)’를 선보인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는 테이트모던 건물 안에 인공 태양을 띄웠고, 둥근 조형물 안에 200여 개의 전구를 설치했다. 그러고는 수증기와 안개 속 태양빛이 관객을 휘감도록 했다. 안개 낀 아침에 거대한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마주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6개월간 이 전시에는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찾아왔다.
동굴 같은 입구를 지나면 빨간색과 녹색으로 이뤄진 여러 모양의 타일들이 관객을 휘감는다. 타일들은 자칫 유사해 보이지만 같은 모양은 단 하나도 없다. 엘리아슨이 ‘다면체 패턴’을 활용하기 위해 고심했기 때문이다. 그는 “작품 안에서 인간이 2차원과 3차원 세계를 넘나들며 공간에 대한 자극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했다.
돔 안으로는 뻥 뚫린 천장을 통해 빛이 들어온다. 천장은 바닥과 비슷한 기하학적 모양의 철근으로 덮여 있다. 엘리아슨은 작품 안으로 들어가면 소리의 울림과 빛의 변화를 느끼며 관객들이 명상과 자기 성찰에 빠질 수 있도록 유도했다.
엘리아슨은 이번 작업으로 ‘대지를 위한 박물관’을 세우고자 했다. 그는 3년 동안 작업하며 스스로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했다. 엘리아슨은 “내가 어쩌다보니 무감각해져서 써서는 안 될 자연을 재료로 자꾸 써오고 있었다”며 “이번 작업을 하며 조금 더 초심으로 돌아가 지구를 생각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관객이 이 작품 속에서 자연환경에 민감해진다면 ‘숨결의 지구 프로젝트’는 성공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경험이란 소비하는 게 아니라 생산하고 창작하는 거예요.
관객이 이곳에서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경각심을 갖고 세상에 나아가 그 마음을 실천하고 타인에게 전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제가 선사하는 진정한 경험입니다.”
최지희 기자
올라퍼 엘리아슨의 ‘숨결의 지구’에 대한 보다 상세한 기사는 30일 발간하는 ‘아르떼’ 매거진 7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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