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은 창립 50주년에 발맞춰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반세기를 되짚어보는 사사를 편찬하고 향후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새로운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예탁결제원은 오는 12월 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디지털 혁신과 예탁결제회사(CSD)의 미래'를 주제로 국제 콘퍼런스를 연다. 금융시장의 디지털 혁신과 금융산업, CSD 관련 현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나아가 전자증권제도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전자증권제도 해설서 발간도 준비하고 있다.
1974년 12월6일 한국증권대체결제회사로 자본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예탁결제원은 증권 등의 집중예탁과 계좌 간 대체, 결제업무 및 유통을 위해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 기능을 담당해왔다.
펀드의 생성에서부터 성장, 소멸까지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 '펀드넷'을 구축하고,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K-VOTE'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면서 증권 대차·담보 관리 등 금융회사의 증권 파이낸싱과 전자단기사채 발행 등 단기금융시장도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내 투자자의 전 세계 40개 시장에서 외화증권 거래 시 증권 및 자금의 보관 결제 권리 행사 등의 업무도 맡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종이 증권이 아닌 '전자증권'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섰다. 2019년 전자증권제도를 도입했고 올해 6월 말 기준 발행회사 3478개(상장사 2701개·비상장사 777개)가 전자증권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자 기존의 종이 기반에서 벗어나 증권 발행 및 유통을 전자 방식으로 전환했다.
자본시장 선진화에 기여했단 평가도 받는다. 예탁결제원은 올해 외국인 투자자가 우리나라 국채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국채 통합계좌를 구축했다. 개인 투자용 국채의 전자등록, 발행자금 취합 및 납입, 원리금 상환 및 공고 등 관련 사무 처리를 총괄한다.
예탁결제원이 지난 6월 말 기준 보관 중인 국민자산 규모는 6975조원에 달한다. 올해 나라 살림에 투입된 예산이 약 657조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수령하지 않은 주식과 배당금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미수령 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을 펼쳐 15년 만에 누적 실적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KSD 전산 체계 개편도 추진한다. 시장 이용자가 보다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전자 주주총회 시스템을 개발해 본격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대체거래소(ATS) 출범에 따른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도 추진해 ATS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토큰증권 제도화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토큰증권의 제도화 움직임에 대비해 분산원장에 기록된 거래정보를 수집하고, 토큰증권의 발행량과 유통량이 일치하는지를 검증하는 총량 관리업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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