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로봇 입고 車 조립…"어깨 관절 힘 40%만 썼다"

입력 2024-11-28 17:16   수정 2024-11-28 17:17


“현대자동차·기아의 착용형(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입고 작업하면 어깨 관절 부하를 최대 60% 줄일 수 있습니다. 충전이 필요 없고 세척도 가능합니다”

현대차·기아가 지난 27일 경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엑스블 숄더’를 공개했다. 어깨, 팔꿈치 등 상완 근력을 보조하는 착용형 로봇이다. 팔을 올려 작업하는 현장에 특화됐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 본부 로보틱스랩은 착용형 로봇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2018년부터 산업용 로봇 연구를 시작했다. 작업자 300여 명에게 시제품을 지급해 개선 사항을 듣고 이번에 완성품을 내놨다.

엑스블 숄더는 보조장치를 단 옷에 가까웠다. 몸에 맞는 사이즈의 그물 모양 조끼를 입고 지지대에 팔을 끼웠다. 착용에는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약 1.9㎏ 무게의 조끼는 생각보다 가벼웠다. 처음에는 팔이 자꾸 위로 치솟았다. 현장 관계자는 “작업자가 대부분 남성이다 보니 여성은 받치는 힘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금 익숙해지자 두 팔을 180도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5㎏ 아령을 한 손으로 들어보니 평소 때와 달리 가뿐했다. 자동차 하부 조립을 할 땐 너트를 조이려면 계속 팔을 계속 올리고 있어야 하는데, 로봇이 도와준 덕에 훨씬 쉬웠다.

엑스블 숄더는 전동 모터 없이 무동력으로 작동해 별도 충전이 필요 없다. 인장 스프링에서 나오는 탄성 에너지가 회전력 형태로 크랭크축에 전달되는 원리다. 가볍다고 튼튼하지 않은 건 아니다. 고성능 차량에 쓰이는 탄소 복합 소재 등을 적용해 알루미늄 소재 대비 3.3배의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중량을 40% 줄였다. 3개월 단위로 60만 회 이상의 가속 내구시험도 거쳤다.

현대차·기아는 28일부터 엑스블 숄더의 사전 주문·상담을 시작한 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출고할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와 건설·조선·항공·농업 등으로 판매처를 넓히고, 2026년엔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업 간 거래(B2B) 위주인 만큼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동진 로보틱스랩장(상무)은 “더 많은 사람이 착용 로봇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제품군 개발과 보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양=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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