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줄여 이득 얻어"…텍사스 등 11개주, 3대 자산운용사 고소

입력 2024-11-28 07:51   수정 2024-11-28 08:0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텍사스 등 11개 보수 성향 주가 세계 3대 인덱스펀드 자산운용사 블랙록·뱅가드·스테이트스트리트를 27일(현지시간) 반독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이 석탄 공급을 의도적으로 줄여 친환경 투자 성과를 극대화했다는 주장이다.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이날 "텍사스는 파괴적이고 정치화된 '환경' 의제를 위해 금융 산업을 불법적으로 무기화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팩스턴 법무장관은 3개 운용사가 미국 주요 석탄 생산업체의 주식을 상당량 인수한 뒤, 이들 회사의 정책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3개 운용사는 미국 최대 석탄생산업체인 피바디에너지와 아치리소스의 지분을 각각 34%, 32% 갖고 있다.

이후 인위적으로 석탄 공급을 제한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업 투자 성과를 극대화했다는 지적이다. 팩스턴 법무장관은 "이 공모는 주요 주주 또는 주주 그룹이 주식을 사용해 경쟁을 약화시키거나 다른 반경쟁적 계획에 관여해 반독점법, 사기적 거래 관행법 등 여러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블랙록은 "해당 기업에 해를 끼칠 목적으로 기업에 돈을 투자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고 상식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팩스턴 법무장관은 운용사들이 석탄업계 배출량 감축을 유도했다는 근거로 기후행동100+, 넷제로자산운용사이니셔티브(NZAMI)를 들었다. 그러나 뱅가드는 기구행동100+에 가입하지 않았고 2022년 NZAMI를 탈퇴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와 블랙록 미국 지사도 올해 초 기후행동100+를 탈퇴했다.

텍사스는 지난해 전력의 약 13%를 석탄 화력발전으로 충당하는 등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주다. 소송에 참여한 미주리, 웨스트버지니아, 와이오밍 등의 석탄 의존도는 더 높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즈(FT)는 석탄 가격 상승 원인이 자산운용사들에게 있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석탄 가격 상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인 2022년 초에 발생한 공급 측면의 문제라고 FT는 지적했다.

이번 대통령 및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ESG 경영을 비판하는 공화당 측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콜롬비아대학교의 리사 삭스 지속가능투자책임자는 "석탄업계의 자금 지원을 받는 정치인들은 금융기관을 겁주기 위한 협박 발언을 일삼고 있지만 이는 석탄 부문에 어떤 식으로든 이롭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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