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외출 대신 '배달'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자영업자들과 배달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배달료가 올라도 너무 위험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에 수도권과 중부 지방이 눈으로 덮인 전날에도 다수의 배달노동자는 눈길을 뚫으며 평소와 같이 일터로 나갔다.
배달노동자들의 온라인 카페에는 "자빠진다 생각하고 나가야 한다", "플랫폼에서 눈 오니까 운임 프로모션으로 꾄다", "단가는 너무 좋은데 무섭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실제로 한 배달플랫폼에서는 "3시간에 8건을 배달하면 3만원을 추가 지급한다"는 공지를 올리며 라이더들을 모집했다. 하지만 이를 보고 배달에 나선 라이더 중 눈길에 미끄러져 다친 사례도 알려졌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도 "눈이 올 땐 배달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글들이 이어졌다. 이들도 "눈이 올 땐 지연도 많고, 기사님들도 위험해서 조기퇴근 하는 사례가 많다", "배달의민족이나 쿠팡 같은 곳은 배차가 무지막지하게 안 된다", "눈·비 오는데 기사님들 독촉하는 건 '너 죽어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눈앞에서 눈길에 다리 부러진 기사님들도 많이 봤다" 등 각자 겪은 경험을 공유했다.
특히 경사가 있는 아파트 주차장, 눈이 쌓인 골목길이나 도로변 등에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한 자영업자는 "눈앞에서 팔, 다리가 부러진 기사님들도 봤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측은 위험한 상황에서도 배달을 강행하는 기사들이 나오는 것에 "평상시 배달 운임이 너무 낮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돈으로 위험을 무릅쓰게 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적정 운임을 보장하는 '안전운임제' 도입과 플랫폼이 배달원을 채용할 때 보험에 반드시 가입하도록 하는 '유상운송보험 의무화'를 요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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