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이 본회의 부의를 결정하면 내년 예산안은 민주당안 그대로 결정된다. 이렇게 되면 정부는 증액해야 할 예산 내역을 따로 작성해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추경 처리 여부 역시 민주당에 달린 만큼 한 해 살림살이의 불확실성이 커져 개별 부처의 재정 운용도 어려워진다.
일단 정치권에서는 우 의장이 양당에 추가 협의를 요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 한 의원은 “야당안만 담긴 예산안이 본회의에 올라온 건 사상 초유의 일인 만큼 우 의장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라며 “당연히 추가 협상을 요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일로 정해진 법정 처리 시한도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항상 넘겨온 만큼 추가 협상을 요구할 명분도 있다.
반면 우 의장이 감액 예산안을 그대로 상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우 의장이 제안한 양당 원내대표와의 만찬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거부한 것이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가능한 중재 노력을 최대한 했음에도 여당이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전임 김진표 의장 등 역대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친민주당 색채’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국회의장실 측은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 강행이 이뤄진 지난달 29일부터 “상정 강행과 추가 협상 요구 둘 다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우 의장은 2일 본회의 전 양당 원내대표를 만나 마지막 담판을 시도할 예정이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