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가 지난달 28일 낸 보고서를 보면 현지 이커머스 기업 징둥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징둥은 자사 최고경영자(CEO) 류챵둥을 라이브 커머스 방송 전면에 내세웠는데 실제 CEO가 출연한 것은 아니었다. AI로 만든 가상의 CEO였던 것이다.
'AI CEO'가 등장하자 라이브 시작 한 시간 만에 시청자 수가 1127만7000명을 기록했다. 징둥은 디지털 휴먼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 6월 입점업체도 AI를 활용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상위 500개 업체 중 절반 이상의 'AI CEO'들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주문량도 늘었다. 디지털 휴먼을 앞세운 한 맥주 브랜드는 주문량이 48% 증가했다. 남성용 탈모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는 26%, 가방 브랜드는 9% 주문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휴먼을 선보인 징둥 주요 입점 기업들은 주문량이 평균 1.93배 늘었다.
'AI 쇼핑도우미'도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상했다. AI 챗봇으로 소비자가 대화를 통해 원하는 상품을 추천받도록 편의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췄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즈더마이의 AI 챗봇 '샤오즈'는 소비자 요청을 이해하고 실시간으로 평점·가격 등 상품 정보를 요약한다. 상품 비교·추천을 통해 소비자에게 개인화된 제안을 건네 구매결정을 돕는 식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의 조건만 입력하면 AI 챗봇이 알아서 검색·비교를 거쳐 개인화된 추천 결과를 제시하는 방식이 주된 서비스가 될 전망. 코트라는 "AI 전자상거래가 단 한사람을 위한, 단 하나의 제품을 위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생활에 미치는 파장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생성형 AI를 쇼핑 과정 전반에 적용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선보였다. 사용자 활동·구매이력 등을 토대로 초개인화된 상품을 추천하고 관심사 기반의 탐색 서비스도 제공한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중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 앱에선 'AI 쇼핑추천' 기능이 도입된다. 사용자의 숨은 탐색 의도까지 고려해 개인화된 상품 추천을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도 AI 쇼핑도우미인 'AI 커머스 MD'를 연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선물을 주고받는 맥락과 선물을 받는 이의 성별·연령대 등을 고려해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AI 선물탐험, AI 와인탐험 등의 서비스가 시범 도입된 상태다.
송지연 BCG코리아 소비재 부문 파트너는 대한상의 세미나에서 "개인화된 최적의 맞춤형 고객경험 제공, 재미와 스토리가 있는 커머스와 이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운영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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