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했다. 이 가운데 시민들이 군용차를 몸으로 막아서며 저항하는 장면이 외신 등에 포착됐다.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날 새벽 AP통신 라이브를 캡처한 영상이 확산됐다. 해당 영상에는 국회 인근에서 이동 중인 군용차를 일부 시민들이 가로막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 속 시민들은 군용차 창문을 두드리며 "돌아가라", "명령 같은 명령을 들어야지"라며 소리쳤다. 또 다른 영상에서 시민들은 "21세기에 무슨 짓이냐?", "(군인들)막아야 한다", "비상계엄 중단하라"라며 외치기도 했다.
이후 시민들은 군인들이 나와 '철수해야 한다', '도와달라'고 말하자 길을 터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여의도 상공엔 군 헬기 여러 대가 다녔다. 국회 인근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갑자기 아파트 건물이 울리는 느낌이 났다"며 "헬기 소리 때문에 잠자리에 들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가 준비되는 사이 무장 군인들은 손에 소총을 들고 야간 투시경 등을 착용한 채 국회에 들어섰다.
보좌진 등은 계엄군의 국회 본청 진입을 막기 위해 의자, 책상, 소파 등 기물으로 바리게이트를 쌓았고,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는 소화기를 분사하며 "우리 직장은 우리가 지킨다""며 대치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5분께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 선포 한 시간 만에 계엄 지역의 모든 행정사무와 사법사무를 관장할 계엄사령부가 설치됐고, 계엄사령관에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임명됐다.
군·경이 긴박하게 움직이는 사이, 여의도에선 계엄을 해제하기 위해 국회로 몰려들었다. 국회 표결은 계엄을 해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경찰이 국회의사당 정문과 측문을 막은 상태에서 많은 여야 의원은 담을 넘어 본청에 진입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전 1시 1분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상정했고, 출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오전 1시 3분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됐다.
계엄군은 오전 1시 14분 국회 밖으로 철수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 4시 29분 '계엄 해제' 담화를 발표하고 4시 30분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안' 의결, 6시간 2분여의 계엄 정국을 끝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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