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대응보단 관망해야…원·달러 1413~1426원 전망"

입력 2024-12-04 08:39   수정 2024-12-0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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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4일 비상계엄 후폭풍에 원·달러 환율이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다만 금융 당국이 외환시장에 실개입하면 환율은 1420원에서 환율이 더 오르진 않을 것으로 봤다.

민경원·임환열 우리은행 연구원은 "4일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충격 후폭풍이 야기할 원화자산 포지션 축소 여파에 급등이 예상된다"며 "대응보다는 관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향후 국내 정국 불안정성이 커져 코스피, 한국 국고채 등 원화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라며 "4일 장중 외국인 자금 매도세가 본격적으로 확인될 경우 원·달러 상방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아침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조치로 점차 안정된 모습을 찾아가고 있음에 따라 주식시장을 포함한 모든 금융·외환시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동성 무제한 공급을 포함한 모든 안정 수단을 신속히 단행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약속했지만, 최근 비슷한 이슈가 부각됐던 프랑스 경우를 감안하면 원화에 닥칠 비상계엄 후폭풍을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해석했다. 프랑스에서도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내년도 예산안 일부를 처리하기 위해 '의회 패싱'을 택하고 야당이 정부 불신임 투표를 발의하는 등 극도로 혼란스러운 정국이 펼쳐지고 있다.

민 연구원은 "원화는 불확실성과 패닉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특성을 지닌 만큼 역내, 역외를 가리지 않고 달러 선호도가 높아질 확률이 높다"며 "특히 전날 환율 상단을 방어하는 데 일조한 수출업체 네고와 같은 달러 공급 주체가 다음 고점을 확인하기 전까지 물량 소화를 다시 유보할 수 있기 때문에 달러 공급은 얇아지고 수요는 많아지는 기형적인 광경을 연출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민 연구원은 "환율은 1410원 중반에서 갭업 출발 후 주식 및 채권시장 외국인 포지션 축소, 역내외 저가매수 유입에 상승압력이 우위를 보일 전망"이라며 "다만 한은 긴급 금통위, 당국 환시 안정을 위한 고강도 실개입이 확인될 경우 1420원 선에서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진단한다"고 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장을 1402.9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비상계엄 선포(1420원 중반), 국회 폐쇄(1440원 중반), 국회 해제요구안 가결(1410원 후반), 윤석열 대통령 무응답(1430원), 국회 요구 수용 및 비상계엄 해제(1410원 후반) 등 국면 변화에 따라 급등락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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