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CNN은 "윤 대통령에 대한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몇 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계엄령의 실패로 대한 탄핵 요구는 이제 더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윤 대통령의 이번 계엄령 선포 배경을 낮은 지지율과 허약한 정치 기반이라고 분석했다. 또 김건희 여사의 여러 스캔들을 언급하며 "이것이 그의 취약한 인기를 갉아먹고 있다. 계엄령 이전에 실시된 가장 최근의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19%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리 사건을 지휘해 탄핵을 끌어낸 검찰총장으로 이름을 알린 건 아이러니하다"며 "그가 이번 계엄령을 정당화한 근거 중 하나가 민주당의 검찰 수뇌부 탄핵 발의였다는 점도 아이러니하다"고 짚었다.
로이터는 "윤 대통령의 심야 계엄령 선포는 국내 반대파, 언론, 심지어 보수 정당과의 충돌을 불러일으켰다"라며 "그의 정치적 미래가 불투명해졌다"고 썼다.
메이슨 리치 한국외대 교수는 로이터에 "한국의 국제적 평판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윤 대통령이 한국이 매우 불안정해 보이게 만들었다"라며 "이는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세계에서 한국의 외교적 입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 선임연구원은 "이번 일은 윤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의미할 수 있다"라며 "그는 이미 인기가 없었지만 (계엄령 선포는) 탄핵 절차를 추진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에서 계엄령, 그리고 법치로 대응"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뒤집으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북한의 공산 세력'과 야당이 장악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려는 괴물이 된' 국회로부터 나라를 지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며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실제 위협은 윤 대통령의 뻔뻔하고 위헌적일 수 있는 민주주의 전복 시도였다"고 일갈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은 마비되고 국민들의 한숨은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권력이 공유되는 체제에서 모든 정치 지도자는 예산이 막히거나 관료들이 끊임없는 수사를 받는 것에 대해 불평한다"며 "미국에서는 이러한 불평을 자주 듣는다"고 적었다. WP는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라며 "정답은 새로운 군사 독재로 민주주의를 뒤집고 헌정 질서를 찬탈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왜 한국 대통령은 갑자기 계엄령을 선포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대통령은 화요일 밤 거의 50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민주주의에 계엄령을 선포해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심야 TV 방송을 통해 발표된 윤석열의 과감한 조치에는 '반국가세력'과 북한의 위협이 언급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그것이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그 자신의 절박한 정치적 문제에 의해 촉발되었다는 것이 곧 분명해졌다"며 "윤은 포위된 대통령처럼 필사적으로 행동했다고 관측자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이화대학교 국제학부 교수인 레이프 에릭 이슬리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한국의 경제와 안보를 불필요하게 위험에 빠뜨리는 법적 남용이자 정치적 오산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리서치기업인 TS 롬바르드의 로리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제 탄핵에 직면하게 될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2025년 2분기 초에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며 이때 야당인 민주당 후보가 강한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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