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대장 출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6일 내란죄 근거가 될 수 있단 평이 나오는 비상계엄 포고령을 쓴 건 '대통령실'이라고 추정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썼을 것이다"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포고령 내 '전공의 처단' 관련 조항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동안 정치력으로 못 풀었던 걸 총칼로 풀려고 했던 야욕이 아주 적나라하게 나온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포고령은 일반적인 사항을 쓰는데 5항에 보면 전공의에 대한 게 생뚱맞게 나오지 않나"라며 "'전공의들이 48시간 안에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한다'고 했다. 국방부라든가 예를 들어서 계엄사령부 등 그런 데서 작성했다면 전공의가 왜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 일반적 지침이 아니다. 그래서 이를 통해 대통령실이 관여가 됐다고 보인다"라면서 "계엄을 통해서 그동안 정치력으로 못 풀었던 거를 총칼로 풀려고 했던 이런 야욕, 이런 것들의 포고령에 보면 아주 적나라하게 나온다"고 강조했다.
천 원내대표도 같은 방송에 출연해 "저는 전공의 관련 포고령 5항을 대통령이 썼을 거라고 확신한다"면서 "대통령을 위해서 저렇게까지 '처단한다'라고 표현까지 하면서 충성할 참모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 포고문도 대통령과 김용현 둘이 앉아서 썼을 거라고 생각하고 대통령이 그 전공의들한테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기 때문에 처단한다는 표현까지 쓴 것이다"라면서 "또 대통령이 국회에 대해서도 국회를 인정 안 하는 것 같다. 저 사람들이 부정선거로 당선된 자격 없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국회 정지시키고 해산시키고 구금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저런 표현들이 못 나온다"고 주장했다.
전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대해 본인이 작성이 참여하지 않았단 취지로 주장했다.
전공의단체와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에 포함된 ‘전공의 처단’ 등을 규탄하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5일 시국 선언문을 내고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다. 일방적으로 의료 정책을 강요했고 업무개시명령을 휘두르며 거역하는 자는 굴복시키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공의 처단’ 내용이 담긴 포고령에 대해서도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계엄사령부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뒤 발표한 포고령 제5항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고, 위반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전협은 "우리는 반민주적인 계엄을 실행한 독재 정권과 대화할 수 없다. 의료를 포함한 모든 문제는 독재자와 이를 옹호한 여당의 책임"이라면서 "계엄령 선포와 포고령 작성의 진상을 규명하라. 전공의를 특정하여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한 것을 사과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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