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절박한 조치, 대담한 정치적 도박을 했다. 이는 그의 좌절감과 위기에서 비롯됐다. 전국에 방영된 깜짝 연설에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계엄령을 선포했다."
7일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문장을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왜 무리한 시도를 했고 실패했는지에 대한 배경을 분석했다. NYT는 윤 대통령에 대해 '충동에 이끌리고 분노에 차 폭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묘사하며 정치 분석가들을 인용해 "지도자에게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는 소수의 내부자에 둘러싸인 윤 씨는 자신의 발에 총을 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구속한 '스타 검사' 출신으로 엄격한 상명하복 문화에 익숙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국회를 점거하기 위해 동원된 공수부대는 전두환의 계엄령 기간 남부 도시 광주에서 수백 명을 사망하게 만든 1980년 민주화 운동 탄압과 같은 단호함과 잔혹함은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회가 윤 대통령의 계엄령을 취소하기로 의결하자 군인들은 평화롭게 철수했다.
NYT는 윤 대통령에 대해 "그는 전임자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대중의 불만에 힘입어 근소한 차이로 선거에서 승리했다"며 "처음부터 큰 야망을 내세우며 정체된 정치 시스템에서 변화를 주도할 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원자력 발전 생태계를 되살리고, 일본과의 관계를 회복을 추진했으며, 미국, 일본과의 군사 협력을 확대하면서 북한에 대해 강경한 노선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윤 대통령이 추진한 국내 의제는 거의 실현된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반대파는 올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회에서 크게 승리했다. 야당은 그의 정부가 검찰의 범죄 수사를 이용해 야당 지도자들을 협박했다고 비난했다. 야당은 부인 김건희에 대한 의혹에 대해 독립적 수사 요구를 했고, 대통령이 거듭 거부하면서 지지율은 약 20%로 급락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야당은 내년도 예산안에도 대대적인 수정을 요구했다.
함성덕 경기대 교수는 NYT에 "윤 대통령은 실패한 대통령이 될 것이란 두려움과 동시에 일이 '예전에 그랬던 것과 같이 기적적으로 잘 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상반된 감정 속에서 사는 것 같다"며 "자신의 반대편을 상대로 군대를 사용하기로 했을 때 결과는(실패한 대통령 시나리오가 실현된 것이) 확실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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