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이탈표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국민의힘 親한동훈(친한)계 의원들이 잇따라 탄핵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선언한 뒤부터다.
친한계 좌장 격인 6선 조경태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탄핵소추안 반대 표결 입장을 밝혔다. 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했다"며 "한 대표가 일임을 받아 즉각적으로 조치하는 게 올바르다고 본다"고 했다.
진종오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이번 사태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엄숙히 약속드린다"고 했다.
우재준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여당 의원으로서 너무나도 안타깝고 국민들께도 죄송스럽지만, 대통령 탄핵은 국민 갈등과 국정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깊이 고민했다"며 "대통령께서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고 임기를 포함한 모든 것을 당에 일임한다고 하신 바, 저는 오늘 탄핵에는 반대표를 행사하려 한다"고 했다.
송석준 의원은 직접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사과와 입장 발표를 적극 환영한다"며 "이제 국민의힘은 그간의 부족함과 시행착오는 적극 보완하고 시정해 나갈 것"이라고 탄핵 반대를 시사했다. 장동혁 의원도 전날 의총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이날 오후 5시 표결에 부쳐진다. 탄핵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재적의원 300명 기준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범야권 의석수는 총 192석이라, 국민의힘에서 8명의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전날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탄핵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는 듯했으나, 이날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사실상 '2선 후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특히 이탈표를 던질 가능성이 관측돼 왔던 친한계 의원들이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가결 가능성은 더욱더 낮아지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총에서도 임기 단축 개헌 등 '질서 있는 퇴진'으로 중지가 모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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