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거래 가운데 절반 이상은 9억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실수요 위주 거래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9일 직방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서울에서 전용 85㎡ 이하 아파트 매매 50.5%는 9억원 이하에 해당했다고 밝혔다. 중소형 아파트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월 51% 이후 9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올해 초부터 새 아파트와 선호단지 등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뜨겁게 달궈졌다. 하지만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 정부가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시장 열기가 식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신생아 특례대출 등 대출 규제를 피한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85㎡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증가했고, 가격 또한 9억원 이하 거래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가격대를 세분화해 살펴보면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거래가 47%(434건)로 가장 많았다. 3억원 초과~6억원 이하가 38%(346건)로 뒤를 이었고 3억원 이하 거래도 15%(138건)를 차지했다. 특히 3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올해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방 관계자는 "연 소득 4000만원 이하 가구가 3억원 이하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 대출 규제가 적어 거래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아파트에서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높은 자치구는 17.9%를 기록한 노원구다. 11월 노원구에서는 전용 85㎡ 이하 아파트가 918건 거래됐는데, 164건이 9억원을 밑돌았다. 이어 동대문구 9.9%, 구로구 7.7%, 은평구 6.5%, 성북구 6.5% 순이었다.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가장 낮은 자치구는 0.2%(2건)를 기록한 서초구다.
직방 관계자는 "이달 2일부터 정책대출인 디딤돌대출의 한도가 줄어드는 등 수도권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규제를 빗겨간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문턱이 더 낮아져 9억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 거래 비중도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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