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800억 낮춰' vs '2년간 물가인상분 분담'

입력 2024-12-10 17:30   수정 2024-12-1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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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 1, 2위 기업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은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조감도)에서 총공사비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조합 입찰 기준보다 840억원가량 낮은 공사비를 제시하자 삼성물산은 착공 직전 공사비 협상에서 증액분 일부와 커뮤니티·일반분양 발코니 확장 공사비 등을 부담하겠다고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총공사비로 1조4855억원을 제시해 삼성물산(1조5695억원)보다 840억원가량 낮췄다. 착공 전 공사비 협상 때도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 둘 중 상승 폭이 더 낮은 것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질이 조합의 조사 결과와 다르거나 오염토가 발견돼도 별도로 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총공사비에 포함할 예정이다. 대안설계·시공 관련 인허가 비용과 조경 유지관리 비용, 상가 컨설팅 용역비 등도 총공사비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계약서에는 삼성물산이 제시하지 못한 책임준공 확약 조항을 반영할 계획이다. 착공일로부터 약속한 기한까지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용산구에서 사용승인을 받겠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은 지체 일수마다 총 계약금의 0.1%를 보상하기로 하면서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현대건설은 계약금의 5% 이내로 한도를 정해뒀다.

삼성물산은 착공 전까지 물가 인상분 중 최대 314억원을 부담하겠다는 내용을 입찰제안서에 반영했다. 착공일까지 공사비에 3% 이상 변동이 있으면 계약 금액을 조정하는데, 일부 공사비 증액분을 삼성물산이 부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1년간 건설공사비지수 상승률(0.86%)을 감안했을 때 28개월 치 공사비 상승분”이라고 설명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을 받지 않고 높은 신용등급(AA+)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관련 수수료(약 200억원)도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커뮤니티·상가와 일반분양 가구 발코니 확장 등 필수공사비 271억원을 총공사비에 포함하기로 했다.

일반분양 가구 수는 839가구로 현대건설(732가구)보다 100가구가량 더 많이 확보해 분양수익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공사 기간은 현대건설보다 5개월 더 길게 잡았다. 한남4구역은 용산구 보광동에 지하 7층~지상 최고 22층, 2331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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