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설치된 풍력발전용 터빈 규모는 총 75기가와트(GW)로, 중국 1~4위 업체의 터빈 생산능력(82GW)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중소 규모 터빈 업체 물량까지 합치면 남아도는 생산능력은 한층 커진다.
중국 기업이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은 유럽이다. 그동안 내수 시장만 파고들던 세계 5위 밍양에너지는 첫 해외 수주를 지난 7월 독일에서 따냈다. 세계 1위 골드윈드와 4위 윈지 역시 지난해 유럽에서 1.2GW 규모의 터빈 계약을 따냈다. 이는 대형 원전 1기에 해당하는 규모로, 입찰 금액만 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 터빈 공세에 유럽은 크게 당황해하고 있다. 한때 세계 1위인 덴마크 베스타스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밀려 순식간에 3위로 추락한 점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중국산 터빈은 유럽 제품보다 5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유럽은 8월 중국 터빈 업체를 대상으로 정부 보조금 수령 여부를 조사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유럽 수출 장벽이 높아지자 중국은 아시아로 타깃을 변경했다. 세계풍력에너지위원회(GWEC)에 따르면 2030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들어서는 해상풍력 시설 규모는 모두 112GW(약 740조원)에 이른다. 중국 기업은 한국을 시작으로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무대를 넓힐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중국 풍력 업체가 한국에서 성공 모델을 만든 뒤 동남아시아 공략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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