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A씨가 구리시를 상대로 분묘를 이장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심판결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A씨는 구리시가 운영 중인 공설묘지가 자신의 땅 약 3300㎡를 침범했다며 2020년 4월 구리시를 상대로 분묘를 옮기고 땅을 인도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구리시는 이 사건 침범 부분에 대한 간접 점유자로서 침범한 부분에 위치한 분묘를 이장하고 해당 토지를 A씨에게 인도하며, 그동안 A씨 토지를 점유하며 얻은 부당이득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상고심 재판부는 "이 사건 침범 부분에 설치된 분묘 및 그에 부속한 비석과 상석의 관리처분권은 피고가 아니라 그 분묘에 안장된 망인의 제사를 주재하는 사람들에게 귀속된다"며 "분묘 굴이 및 상석과 비석 철거 청구도 이들을 상대로 해야 한다"고 봤다.
이 사건 침범 부분의 분묘와 주변 토지는 사실상 분묘에 안장된 망인의 제사 주재자들이 점유하고 있는 만큼 소송도 이들을 상대로 제기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상고심 재판부는 구리시가 토지 임대료에 상응하는 부당이득금을 A씨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본 원심 판단은 유지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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