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LD 유래 간암 내성 원인 확인, 멀티바이오틱스 보조제 도움"

입력 2024-12-11 15:28   수정 2024-12-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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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대사 이상 지방간(MASLD) 탓에 생긴 간암의 표적항암제 내성 원인을 규명했다. 표적항암제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를 멀티바이오틱스와 함께 투여하면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도 동물 오가노이드 모델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서울대병원은 유수종 소화기내과 교수팀과 구자록 서울대의대 암연구소 교수팀이 MASLD 마우스모델을 활용해 간암 진행 과정을 분석하고 멀티바이오틱스를 투여하면 렌바티닙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은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통해 공개됐다.

간암은 각종 암 중 사망률이 세번째로 높은 질환이다. 간세포암(HCC)이 90%를 차지한다. 간세포암의 원인 중 하나인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은 간에 지방이 쌓이고 염증이 생겨 간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질환이 계속 진행하면 간세포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MASLD 환자들에게서 간세포암 발생률이 높은 이유다.

렌바티닙은 간암 치료에 사용되는 1차 표적치료제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렌바티닙 내성을 호소하는 게 문제다. 연구팀은 멀티바이오틱스가 렌바티닙 내성 극복에 도움이 되는지 평가하기 위해 연구를 설계했다.

이를 위해 고지방 식이(CDAHFD)를 30주동안 투여해 MASLD 마우스 모델을 만든 뒤 실험군엔 고지방 식이와 함께 비만 완화·염증 조절 효과가 있는 멀티바이오틱스를 추가로 투여했다. 이후 실험군과 대조군의 간 조직으로 오가노이드를 만든 뒤 렌바티닙의 항암 효과를 비교했다.

연구에 사용한 멀티바이오틱스는 콩 단백질을 발효한 제품으로 김치 및 유산균을 사용해 발효시킨 뒤 동결 건조했다. 12종의 유산균을 포함하고 있다.

그 결과 멀티바이오틱스를 추가한 실험군은 대조군보다 낮은 농도의 렌바티닙도 항암 효과를 냈다.

멀티바이오틱스를 추가하지 않은 대조군은 렌바티닙이 듣지 않는 내성이 확인됐다. 이후 멀티바이오틱스를 추가했더니 내성이 줄고 약물 반응성이 높아졌다. 멀티바이오틱스가 렌바티닙의 항암 효과를 높여준다는 의미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다만 이렇게 추가한 대조군은 종양 억제 효과까진 확인되지 않았다.

렌바티닙 농도를 높이며 약물 민감도를 비교했더니 멀티바이오틱스 추가군에선 간암 오가노이드의 세포 생존율이 대조군보다 크게 낮아졌다. 멀티바이오틱스가 렌바티닙의 효과를 높여 강한 항암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은 렌바티닙에 내성이 생긴 간암 오가노이드 모델의 리보핵산(RNA) 시퀀싱을 분석하는 연구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멀티바이오틱스 추가군에서 렌바티닙 반응성에 관한 유전자 1548개를 확인했다.

이들 유전자를 분석해 KRAS 신호 전달, 염증 반응, 상피-중간엽 전이(EMT) 경로가 렌바티닙 내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MASLD가 간암으로 진행하면서 표적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주요 기전을 분자적으로 규명한 성과라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MASLD 유래 간암 오가노이드에서 표적치료제 내성 기전을 확인했다"며 "멀티바이오틱스를 보조 요법으로 활용하면 렌바티닙 내성을 극복하고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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