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있어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이 끝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이 경쟁사보다 빨리 회복될 것으로 봤다. 중저가 배터리를 수주해 반등의 발판을 다졌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50만원을 유지했다.
이 증권사 이용욱 연구원은 "전기차 캐즘 구간을 지나며 완성차 업체들도 재차 중장기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여러 건의 수주 계약을 발표하는 등 선제적으로 중장기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잔고는 450억원으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리튬·인산철(LFP) 등 중저가 배터리를 수주해 반등의 발판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또 내년 수주가 예상보다 많아지면 과거 호황기인 2022~2023년과 같은 수주, 증설, 중장기 실적 개선 사이클이 찾아올 것으로 봤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담을 감안해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리스크, LG화학 지분 매각 이슈, 공매도 재개 등 불확실성이 있다"며 "업황 회복 기대감은 있지만,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배터리 셀 업체 내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4분기 영업손실은 2751억원으로 컨센서스(1128억원 손실)를 밑돌 것으로 봤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손실 규모는 612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실적에 대해 이 연구원은 "연말 불용재고 폐기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손실폭이 커질 것"이라며 "폴란드 공장 가동률은 회복되겠지만, 수익성이 높은 얼티엄셀즈 판매가 25% 줄어 수익률, AMPC 효과도 줄어들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테슬라용 배터리 판매도 내년 1분기로 이연되며 원통형전지 판매도 전 분기 대비 7%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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