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 이후 거센 역풍을 맞닥뜨린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서울 도봉갑)이 "책임을 온전히 짊어지고 제가 직접 매듭짓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역 주민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사태 해결을 약속하며 진화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부터 지역구인 서울 도봉구 일대에 이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해당 현수막 이전에는 '매주 토요일은 김재섭과 함께하는 도봉구 민원의 날' 등 내용의 현수막을 걸어뒀었는데, 일제히 교체에 나선 것이다.
소장파 이미지로 지난 4월 총선에서 보수 험지인 도봉갑에서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된 김 의원은 지난 7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실시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며 거센 비난 여론에 부닥쳤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특히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역 사무실에는 김 의원을 규탄하는 근조화환이 배달되고 달걀이 날아들었다.
심지어는 자택 현관 앞에 탄핵 찬성 문구가 담긴 손팻말과 흉기가 함께 놓여 있어 경찰이 신변 보호에 나서기도 했다. 평소 SNS로 활발하게 지지자들과 소통하던 김 의원은 가족사진에까지 달리는 악성 댓글들로 인해 게시물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해둔 상태다.
김 의원은 한경닷컴에 "제 사진은 괜찮은데, 가족사진에 악성댓글이 달려 일단 다 비공개로 한 것"이라며 "지역 학생들 팔로워가 많아서 원래도 정치 악플은 제한했었는데, (학생들 보기에) 심한 말이 너무 많아서 (게시물을) 없앤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2차 대통령 탄핵안은 범야권 192명에 더해 국민의힘에서 8명만 찬성해도 가결된다. 그간 여당 내 공개적인 찬성 입장은 3명(김상욱·김예지·안철수)이 밝힌 상태다. 조경태 의원은 탄핵 대신 '즉시 하야'를 주장하고 있는데, 하야 거부 시 탄핵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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