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하녀'·첫 컬러 영화 '성춘향' 등 4편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입력 2024-12-12 11:20   수정 2024-12-1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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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12일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가치를지닌 영화 4편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될 영화는 '낙동강'(1952, 전창근), '돈'(1958, 김소동), '하녀'(1960, 김기영) ,'성춘향'(1961, 신상옥) 등 4편이다.

국가유산청은 30일 간의 예고 기간 중 의견수렴 및 근현대문화유산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4편의 영화를 최종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고전영화 필름의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위해 지난 1월, 대상 자료 소재지 관할 지자체(파주시)에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신청을 했다. 파주시는 현지 조사를 실시한 후 조사 결과를 국가유산청에 보고하였으며, 국가유산청은 제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추가 조사와 심의를 거쳐 등록 예고를 결정했다.

영상자료원은 현재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관리되고 있는 8편의 기존 작품과 추가로 등록 예고된 4편을 포함하여 총 12편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을 소장하게 될 전망이다.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필름은 영상자료원 내부 규정에 따라 독립된 보존고에서 별도 관리되며, 연 2회 육안 점검과 5년 주기의 정밀 점검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될 예정이다.
'낙동강'부터 '성춘향'까지…韓 영화사에서 의미
'낙동강'(1952, 전창근)은 발굴된 한국전쟁 시기 영화 중 영상과 음향의 유실이 전혀 없는 유일한 온전한 작품이며,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미발표 관현악곡인 '낙동강의 시(詩)'의 원전이 최초 공개되는 영화다. 전쟁 당시 한국 문화예술인들의 역량이 총결집한 결과물로 문화 예술적 가치가 크다 할 수 있다.

'돈'(1958, 김소동)은 산업사회로 넘어가는 시기에 자본을 얻는 데 실패하는 농촌의 현실을 사실적이면서도 비극적으로 그린 수작이다. 비극적인 장면을 통해 현실에 대한 고발 의식에 주목한 한국적 리얼리즘 영화의 한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작품이다.


'하녀'(1960, 김기영)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최고의 한국 영화로 꼽히는 작품이며 가족의 붕괴와 그로 인한 공포를 김기영 감독 특유의 기괴한 미장센과 불협화음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또한 이후의 김기영 감독 작품들의 원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영화사적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성춘향'(1961, 신상옥)은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라는 기술적인 의미와 1961년 국내외 통틀어 당시 최고의 흥행 영화라는 산업적 성과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1961년 제8회 아시아 영화제에 출품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다이에이계 극장과 계약하여 일본의 6개 도시에서 개봉되기도 했다. 이는 한국영화 산업의 성장과 기술적 도약, 해외시장의 모색과 실현이라는 점에서 영화사적 의의를 평가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들은 영상자료원에서 보유 중인 필름 및 관련 자료를 기반으로 디지털화 및 복원 작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하녀'는 2008년 영상자료원의 복원 작업을 통해 칸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 소개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으며, 올해 영상자료원 창립 50주년을 기념하여 영화인 240명이 뽑은 '2024 한국영화 100선'에서 1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성춘향' 역시 원본 필름의 디지털화 및 복원 작업을 통해 2021년 한국고전영화 채널 유튜브를 통해 고화질로 공개된 바 있다.

영상자료원은 "영화필름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나, 다수의 과거 필름은 훼손되고 마멸 위기에 놓인 실정"이라며 "이번 고전영화 4편의 국가등록문화유산 추가 등록을 통해 영화필름이 대중 예술을 넘어, 시대를 담아내는 중요한 문화유산이자 기록물로 인식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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