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대표와 지지자들은 그동안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의 상징인 조 대표를 향한 검찰의 표적 수사라고 주장했지만, 재판 결과 다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대법원은 1·2심과 마찬가지로 조 대표가 딸과 아들의 입시를 위해 허위 인턴십 확인서 등을 제출하고 아들의 미국 대학 온라인 시험을 돕는 등 대학 업무를 방해했다고 봤다.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장학금 600만원을 받은 것은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혐의도 유죄로 확정됐다.
입시와 공직 등에서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저버린 데 엄중한 심판을 내린 것으로 우리 사회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조 대표는 이제라도 국민에게 제대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도리다.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 뒤 “선고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법원의 사실 판단과 법리 적용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나, 접어두겠다”고 밝혔다. 재판 결과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조 대표는 지난 2월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도 “비법률적 명예 회복을 하겠다”며 총선 때 자기 이름을 딴 당까지 만들어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는 모습이었다.
대법원 판결까지 5년이나 걸린 게 이런 상황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민사소송법과 형사소송법은 소 제기 후 5~6개월 안에 1심 판결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는데 조 대표 재판은 1심 판결에만 3년2개월이 걸렸다. 재판 초기 담당 판사가 고의로 재판을 지연시킨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사회 고위층 인사가 연루된 사건의 재판이 지연된 것은 조 대표 재판뿐이 아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는 비판을 사법부가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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