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40원 턱밑까지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미국 등 주요국 금리 결정을 앞두고 경계감이 고조된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3원90전 오른 1438원90전에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2원 오른 1437원으로 출발한 뒤 1430원 후반에서 움직였다.
환율이 오른 것은 이날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거 빠져나간 영향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16포인트(1.29%) 내린 2456.81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7125억원을 순매도했다.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통화 약세도 환율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탄핵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원화 약세 압력을 주는 요인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여부 결정까지 원화 약세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요국 통화정책도 변수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다.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도 예정돼있다. Fed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향후 인하 속도를 조절하는 발언이 나올 것이란 예상이 많다. BOJ는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3원87전이다.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33원33전)보다 54전원 상승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외환위기 가능성을 묻는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외채를 갚지 못하는 게 외환위기인데, 현재 외환에 대해 우리나라는 채권국이고 외환 시장 작용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 외환위기 걱정은 너무 과도하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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