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범 "체계적 산학협력·가족기업과 꾸준한 교류가 벤처 사관학교의 원동력"

입력 2024-12-19 16:25   수정 2024-12-1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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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 호서대(총장 강일구)가 대한민국 창업 및 벤처 투자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대학은 벤처 정신을 가진 사회 공헌형 인재상을 표방하는 ‘벤처 사관학교’로 유명하다. 벤처 인재를 키울 뿐 아니라 창업 거점이자 국내 벤처 기업을 육성하는 산실로 자리 잡았다. 기술지주회사 설립, 조인트벤처, 액셀러레이터 등록, 팁스 프로그램 운영 등 기업 지원 기반을 구축해 벤처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 학교가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 육성 대학으로 자리매김한 밑바탕에는 차별화된 산학 협력 시스템이 있다.

이문범 호서대 대외협력처장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창업 단계부터 지원한다”며 “전문화된 산학 협력 및 창업 지원 시스템으로 사업 아이템 발굴부터 기술 개발, 마케팅 전략 등 스타트업이 국내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처장과의 일문일답.

▷벤처로 유명해진 이유가 궁금합니다.

“호서대는 벤처의 정의조차 없던 1990년대부터 벤처를 교육·연구·산학 협력에 적용해 왔습니다. 당시 대학 경영진은 3년에 걸쳐 미국과 유럽을 방문해 다양한 사례를 벤치마킹했습니다. 이후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거쳐 한국에 특화한 벤처 모델을 정립하고, 실사구시에 입각한 교육으로 호서대만의 정체성을 만들었습니다. 전교생이 졸업 전까지 벤처 교과를 필수로 이수해 학문적 경계를 벗어나 확장된 사고력과 융복합 역량을 배양합니다. 대기업·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 은행장, 변호사, 대학교수 동문도 많이 배출했습니다. 이 밖에 기업과의 다양한 교류를 통해 벤처 선구자 입지를 굳히려고 노력한 점이 이런 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차별화된 산학 협력 시스템이 궁금합니다.

“호서대는 기업과의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과거부터 기업협력센터, 벤처창업보육센터, 기술사업화팀 등 기업 전담 부서를 운영해 산학 협력 시너지를 극대화했습니다.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점으로 기업이 직면한 문제를 다각도에서 분석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호서대는 교수진과 박사급 전문 인력이 기업을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에 필요한 사항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원스톱 기업 지원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대학과 기업의 긴밀한 협력이 성장과 혁신의 촉매제입니다.”

▷벤처 창업 투자를 위한 체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호서대는 기업 육성에 특화된 학교입니다. 2017년 기술지주회사 설립, 2018년 전국 산학협력단 최초 액셀러레이터 등록, 2022년 중부권 유일 창업중심대학 선정, 2022년 조인트벤처 설립 등 다양한 산학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단계별 스타트업 육성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그중 ‘피크 플러스(PEAK+)’는 창업 준비, 창업 발굴, 창업 실행, 창업 확산, 액셀러레이팅 투자 후속 연계까지 창업 전 주기를 지원합니다.”

▷가족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하셨는데요.

“호서대 산학 협력의 핵심은 가족기업입니다. 가족기업과의 소통은 대학과 산업의 상생 관계를 구축하고, 기업 경쟁력 제고와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일부 가족기업은 호서대를 통해 다채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해외로 진출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천안과 아산은 KTX, SRT, 수도권 전철, 경부고속도로 등 교통 여건이 잘 갖춰져 있고, 국가 경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분야 기업 2만4000여 곳이 밀집한 핵심 산업지역입니다. 호서대 가족기업은 대기업에서 스타트업까지 다양하게 분포해 있습니다. 대학은 가족기업과 교류하며 미래 산업을 전망하고, 기업 수요를 분석해 교육과정에 반영합니다. 이를 통해 졸업 후 산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필드형 인재를 양성합니다.”

▷가족기업 교류를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합니까.

“가족기업의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애로기술 지도, 사업 아이템 검증(개발), 산학 공동기술 개발, 수출·투자 지원, 올 셋(ALL-SET) 프로젝트(디자인, 마케팅, 시제품 제작) 등의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가동 중입니다. 또 주기적으로 포럼, 세미나, 협의회를 열어 가족기업과의 쌍방향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기술적 요구에 대학의 연구 성과와 기술 지원을 매칭하는 기회가 됩니다. 가족기업 간 형성된 네트워크는 대학과 기업의 동반성장, 나아가 한국 경제의 원동력으로 작용합니다.”

▷기업이 특별히 호서대를 찾는 이유가 있나요.

“1700여 개 가족기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족기업 간 전문성과 자원을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단합을 촉진하는 행사도 주기적으로 마련합니다. 기업은 다양한 정보 수집과 시장 확장 기회를 얻을 수 있어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대학의 기업 업무는 예산과 시간이 있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가족기업 관리에는 모든 대학이 학문적 전통을 중시하던 시절에 벤처와 기업가 정신을 강조한 호서대만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가족기업과의 교류가 장차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창조할 중요한 씨앗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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