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삼성운용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달 초 김우석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부사장)이 삼성운용의 신임 대표(부사장)로 선임된 후 단행된 첫 조직개편이다.
먼저 CEO 직속으로 본부급 조직인 '글로벌상품전략담당'을 만들었다. 기존 ETF사업부문 산하에 있던 '글로벌전략기획팀'을 격상해 CEO 직속으로 편제한 것이다. 이 팀을 비롯해 기존 ETF사업부문 소속 모든 '해외법인 사업팀'(홍콩·뉴욕·런던법인)도 신설 조직으로 옮겨졌다. 고객마케팅부문 산하 상품전략본부를 없애는 대신 여기에 속했던 'ETF상품개발팀'과 '상품개발팀'도 글로벌상품전략담당 조직으로 배치했다. 그밖에 상품전략팀도 신설, 총 7개팀으로 구성했다.
글로벌상품전략담당 총괄은 글로벌전략기획팀장 유진환 상무가 맡게 됐다. 유 상무는 미국 ETF 운용사인 '앰플리파이'(Amplify) 지분 20%를 매수하는 등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법무팀장으로서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부문에서 경력 기반을 다져 온 그는 ETF전략기획팀장과 글로벌전략기획팀장을 거쳐 이달 초 상무로 승진했다.
이는 김 대표가 취임과 함께 받아든 미션 '글로벌 확장'를 추진하기 위한 조직 개편으로 보인다. 삼성운용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4일 취임하면서 'ETF 시장 지위 유지·강화'와 '글로벌 운용 인프라 확장' 등을 미션으로 받았다. 이에 따라 유 상무에게 완장을 채워주고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유 상무는 앰플리파이와 협력해 한국 토종 ETF를 지속적으로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등 현지 ETF 사업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지 법인들의 한국 총괄 역할도 수행하면서 협력도 강화할 전망이다.
ETF 시장 2위인 경쟁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현지 운용사들을 인수해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개척한 만큼, 1위인 삼성운용도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전날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외 ETF 상품 자산 규모는 삼성운용이 12조7500억원, 미래에셋운용이 32조8100억원이다. 삼성운용의 3배 수준인 미래에셋운용과의 격차를 좁히는 게 김 대표 경영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연금' 부문에 방점을 두겠다는 신호도 보였다. 고객마케팅부문 산하 '기관마케팅본부'와 '기업마케팅본부'를 각각 '기관OCIO본부'와 '연금OCIO본부'로 바꿨다. 연금OCIO본부에서 기존 DB형 퇴직연금뿐 아니라, 그간 채널마케팅본부에서 다뤄 온 DC와 IRP도 담당하게 된다. 최근까지 삼성 금융계열사들 중심으로 퇴직연금 태스크포스(TF)가 운영돼 온 만큼 운용사에도 본부 조직명에 연금을 달자는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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