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에 쓰이는 골이식재, 사람·동물뼈 대신 '인공뼈' 뜬다

입력 2024-12-20 17:31   수정 2024-12-21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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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 염증이나 각종 사고, 노화 등으로 치아 또는 잇몸뼈가 소실되면 골이식재를 잇몸에 이식하고 임플란트 시술에 들어간다. 정형외과에서도 척추유합술을 하거나 발목, 대퇴골 외상 시 골 결손 부분을 채우는 용도로 골이식재가 쓰인다. 임플란트용 골이식재 재료는 소와 돼지의 뼈 등 이종골 비중이 60%에 이른다. 그다음으로는 인간 사체 뼈를 활용한 동종골이 30%, 인공 뼈인 합성골이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치과의료기기업체 휴덴스바이오가 세계 최초로 골 재생능력이 탁월한 특수 합성골 대량 생산에 성공하면서 합성골 대중화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종골은 골 재생능력은 탁월하지만 사체를 통해서만 골 추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심리적 거부감이 크고 공급이 불안하다는 단점이 있다. 바이러스 등 질환 유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종골도 마찬가지다. 합성골은 이런 문제는 없지만 시술 후 골 재생능력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휴덴스바이오는 이 같은 합성골의 ‘100년 난제’를 인산옥타칼슘(OCP)으로 해결했다. OCP는 1950년대 초 네이처에 처음 소개된 물질로 프랑스와 일본 학자들은 이 물질이 생물학적인 뼈의 전 단계라는 점을 밝혀냈다. 휴덴스바이오는 이 물질을 골이식에 적용했더니 이식재 표면에서 뼈가 붙는 ‘골성 유합’ 현상을 발견했다. 휴덴스바이오는 2019년 이를 골이식재(사진)로 개발했고 2020년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했다. 2021년엔 이 연구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도 발표했다.

치과의사인 이노범 휴덴스바이오 대표는 “OCP 합성골은 기존 합성골 이식재보다 재생능력이 2~3배 이상 높아 동종골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기존 합성골 제품은 6개월이 지나야 신생골이 어느 정도 생기는 데 비해 당사 제품은 3개월만 지나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동종골의 15%, 이종골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치과의사들 사이에선 “이렇게 싸게 공급되면서 동종골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은 처음 본다” “말도 안 되는 기술이다”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다른 골이식재와는 달리 상온에서 생산돼 3차원(3D) 프린터 출력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휴덴스바이오의 OCP제품 국내 판매처는 세계 골이식재 판매 1위인 스위스 가이스트리파마의 한국지사가 맡고 있다. 휴덴스바이오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러시아 베트남 우크라이나 등에서 제품 인증 허가를 받아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이 진행 중이며 유럽 인증(CE) 및 동남아시아 국가별 인증도 받을 예정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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