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흔에 총알 구멍…'97년생 리대혁' 北 위조 신분증 공개

입력 2024-12-21 15:09   수정 2024-12-2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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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위조신분증'이 공개됐다.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이보케이션 인포는 텔레그램을 통해 쿠르스크에서 사망한 북한군 소지품에서 가짜 정보가 담긴 위조 신분증이 나왔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신분증에는 소지자가 1997년 4월 13일에 태어난 투바공화국 출신의 '킴 칸볼라트 알베르토비치'란 정보가 담겼다. 또한 바이안탈라 마을에서 태어나 2016년 중등 기술 교육을 받고 지붕 공사 일을 하다가 투바 제55 산악보병여단에 징집된 것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투바공화국 출신의 킴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인물로 파악됐다. 다만 첫 페이지에 사망한 군인의 실제 이름으로 추정되는 '리대혁'이라는 서명으로 보아 실제 신분증 소지자의 실명이 리대혁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또한 매체는 신분증에 사진과 명령 번호 등 필수 정보가 들어있지 않았으며, 이 병사가 2016년부터 복무한 것으로 돼 있지만 2024년 10월 10일에 처음으로 무기를 지급받았고, 군번 역시 그다음 날 발급받은 것으로 돼 있다고 전했다.

이를 근거로 러시아 군 당국이 북한군의 참전을 합법화하기 위해 수천 개의 가짜 신분증을 발급해 북한 군인들을 '투바인', '부랴트인' 등 러시아 내 소수 민족으로 위장시키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 사실을 숨기기 위해 위조 신분증을 지급했다는 의혹은 이전에도 제기돼 왔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0월 북한군 파병 사실을 공식화하면서 러시아가 전장 투입 사실을 숨기기 위해 북한인과 유사한 용모의 시베리아 일부 지역 주민의 위조 신분증도 발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세르히 올레호비치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도 지난 10월 말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는 북한 군인들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 신분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조 신분증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RFA는 "해당 신분증의 진위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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