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독자위원회 4차 회의가 지난 2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7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위원들은 4분기(10~12월) 한경 기사 중 ‘K방산 규제’ ‘글로벌 퓨처테크’ ‘연금이 노후를 바뀐다’ 시리즈 등 기획성 기사에 대해 “경제신문의 강점이 두드러지는 특색 있는 심층 보도”라고 호평했다. 다만 심도 있는 경제 문제를 다루는 기사에서는 단순 현상 전달에 그치지 말고 문제의 배경과 해결 방안 같은 본질적인 분석을 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회의에는 박병원 한경 독자위원회 위원장(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주재로 김도영(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김우경(SK수펙스추구협의회 PR담당)·김예진(서울대 경제학부 학생)·박종민(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전 한국언론학회장)·이창재(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정준형(하나은행 소비자보호그룹장)·조성우(의식주컴퍼니 대표) 위원 등이 참석했다.
11월 보도된 ‘연금이 노후를 바뀐다’ 시리즈도 경제신문의 특색이 잘 드러난 기사라는 호평을 받았다. 김예진 위원은 “한경 구독자 중에는 재테크 정보를 원하는 수요가 많다”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운용 실적이나 비중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자산 시장에 대한 낮은 기대, 높은 노인 빈곤율 등 DC형 가입자가 늘어나는 이유를 자세하게 분석한 점이 좋았다”며 “대학생 독자 입장에서도 국민연금 외에 새로운 노후 대비 수단을 공부할 수 있어 신선하고 흥미로운 내용”이라고 전했다. 김우경 위원은 “일반 시민들은 여전히 금융 투자를 낯설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낯선 퇴직연금 운용의 세계를 어렵지 않게 탐구할 수 있는 입문서와 같은 시리즈”라고 평했다.
위원들은 서울대 공대와 함께 진행하는 ‘퓨처테크 현장을 가다’ 기획 시리즈에도 주목했다. 박병원 위원장은 “반도체 혁신 기술 최전선에 있는 글로벌 제조 기업 ASML에 직접 방문하고 취재한 집요함과 현장 취재 기사의 깊이가 남달랐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유수 테크 기업의 문을 두드려 국내 산업계에 귀감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전달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위원도 “출판해도 손색이 없을 양질의 콘텐츠가 담긴 기획”이라며 “1등 테크 기업을 취재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함께 짚어줘 시리즈의 완결성을 높였다”고 했다.
증권·금융 등 전문 경제 용어가 두드러지는 사안을 다룰 때는 관련 지식이 부족한 일반 독자를 위해 기사 내용을 쉽게 풀어줘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예진 위원은 “지난달 29일 보도된 ‘4년 전 하이브 상장의 비밀’ 관련 보도는 경제신문의 위상에 걸맞은 굵직한 특종 기사”라면서도 “증권신고서 기재 내용이나 보호예수 규제 등 대중적이지 않은 전문 용어가 자주 등장해 기사 내용을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박종민 위원은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타깃데이트펀드(TDF), 미국 퇴직연금(401K) 등 지금의 핵심 경제 사안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경제 용어를 따로 모아 주석 형태로 덧붙이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인재 유출의 근본 원인은 16년째 동결되고 있는 대학 등록금으로 인해 대학의 재원 확보 수단이 박탈된 데 있다”며 “시장 논리에 반하는 복지 포퓰리즘이 결국 연구 인력의 낮은 임금으로 이어지면서 인재 이탈을 부추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경이 앞으로도 이 같은 반시장적인 정책을 파헤치고 문제의식을 일깨울 수 있는 심층 보도에 앞장섰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도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재정 부담을 가중해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지금처럼 진영 논리 상관없이 시장경제를 망가뜨리는 법안이나 제도는 냉정하게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경 3기 독자위원
● 위원장
박병원 前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 위원
김도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김예진 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
김우경 SK수펙스추구협 PR담당
박종민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
신재용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이창재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정준형 하나은행 소비자보호그룹장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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