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골프의 '영건' 김주형(23)이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2100만달러)로 상승 모멘텀을 노린다.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마스터스 3라운드를 마친 뒤 만난 김주형의 얼굴에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묻어났다. 전날 아슬아슬하게 커트 통과에 성공한 김주형은 이날 첫 홀 보기로 시작한 뒤 위기와 기회를 수시로 만들어내며 이븐파로 경기를 마쳤다. 중간합계 2오버파,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지만 순위는 공동 37위로 크게 끌어올려 최종라운드에 나서게 됐다.
이번 대회는 김주형에게 세번째 마스터스다. 그는 "마스터스에서 4일 모두 경기하는 것은 멋진 일"이라면서도 "커트 통과만 하러 여기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하루 남은 최종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순위를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다.
올 시즌 초반 김주형은 다소 저조한 시기를 보냈다. 9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은 1번에 그쳤고, 3개 대회에서 커트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그는 "샷감과 퍼트가 조금씩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조금씩 차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김주형도 어엿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년차 선수다. 데뷔 2년 안에 3승을 거두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지난 겨울에는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부름을 받고 그가 만든 TGL리그에서 같은 팀으로 활동했다. 화려한 리액션과 재치있는 경기로 김주형은 TGL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마스터스 출전 세번째인데 처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는 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그에게도 TGL은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한다. 그는 "출전하기 전에는 '차분하게 치르자'라고 다짐했는데 막상 현장에 가니 분위기에 싸여 저도 모르게 흥이 났다"며 쑥스러워했다. 이어 "우즈와 같은 팀에서 활동하고 그와 이야기할 기회를 갖는 것은 정말 소중한 자산"이라며 "고민이 있을때 연락하면 조언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15살부터 프로로 활동해왔기에 그는 "23살이지만 마흔 다섯살인 것처럼 느껴질때가 있다"며 "다소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해서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부터 프로로 활동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어렸기에 더 겁없이 도저하고 빠르게 새로운 환경에적응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아직은 갈 길이 멀고, 더 많은 것에 도전하고 싶은" 김주형이기에 긴 호흡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보다 확연히 슬림해진 몸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 마지막 경기를 했을 때보다 10kg 정도 빠졌다고 한다. 그는 "운동을 하다보니 식이조절을 하지 않았는데도 지방이 많이 빠졌다"며 "보다 슬림한 몸이 골프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소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이번 마스터스를 통해 반등의 모멘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작년 마스터스에서도 김주형은 턱걸이로 커트통과에 성공해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한 바 있다. 그는 "오늘까지 세번의 라운드에서 느낀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좋은 흐름을 만들어 시즌 중반을 위한 발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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