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 vs ‘교환학생’…고민하고 있나요?

입력 2017-05-08 11:24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 김영찬 대학생기자]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의 문화를 느끼면 공부를 하는 것은 대학생 누구나가 꿈꾸는 로망이다. 로망을 실현 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어학연수’와 ‘교환학생’이다. 두 선택지 모두 다 해외에 살면서 공부를 하는 것 같은데 차이점은 무엇일까. 어학연수를 마친 장유진(단국대 문예창작학 2) 씨와 교환학생을 마친 윤혜인(건국대 커뮤니케이션학 4) 씨를 만났다.

#어학연수 경험자 장유진-영국 런던









왜 어학연수를 선택했나?

장유진 : 이유는 스스로가 부족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학교생활이 힘들었다. 또 ‘스펙쌓기’라며 무언가를 열심히 하며 달려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나를 돌아다보니 그저 그런 학생일 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갭이어를 가지면서 뭘 해야 할지 생각해 보자는 생각으로 유학원은 찾았고,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기로 했다. 영어 실력이라도 늘려야겠다는 생각도 물론 있었다.

어학연수 기간에 무엇을 했나?

장 : 런던 북쪽에 있는 케임브리지에서 한 달 동안 살았다. 그곳에서 어학원을 다녔었죠. 어학원에 다니면서 영어공부를 했다. 외국인 친구들도 사귀었다. 학원 수업이 오후 일찍 끝나기도 했고, 숙제도 없어서 여유가 있었다. 자연스레 시간도 많았다. 그래서 자주 여행을 다녔다. 느낀 점이라고 하면, 대단하고 엄청나 보였던 것들이 나도 할 수 있었다는 깨달음이다. 스스로 비행기를 예약하고 혼자 멀리 훌쩍 떠나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 그곳에서 만든 추억들이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다는 것과 세상은 내가 보던 것보다 훨씬 넓다는 것을 느꼈다. 세상에는 더 늦게 시작한 사람도 많았고 더 어려운 길을 가면서도 즐겁게 가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학원 수업방식이 한 가지 주제를 두고 토론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여러 문화권에서 온 친구들과 다양한 생각을 공유한 것도 많은 깨달음을 줬다. 관점의 차이와 같은 것이랄까? 모든 것이 내가 영국에 가기 전에 상상했던 것처럼 극적으로 변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것이 변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어학연수의 장점은?

장 : 장점은 내가 만나보지 못했던 여러 문화권의 친구들을 만난다는 것과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겁 없이 잘 돌아다닐 줄은 몰랐다. 한국에서는 혼자 집에 있는 것도 무서워하는 겁쟁이라서다. 그리고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덕분에 일 년 전보다 조금 더 여유로워졌다. 남들이 하면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사라졌다. 영어 실력은 당연히 늘었다. 영국에서 한국어를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렇다면 어학연수의 단점은?

장 : 정말 집이 아주 그립다는 것이에요. 원래도 가족에 의존하는 것이 많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정말 외로웠다.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모든 것들이 타국의 언어로 이뤄져 있어 힘들기도 했다. 타지에서 타국의 말을 쓴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더라. 어학연수의 절반 정도를 보냈을 즈음에는 향수병이 너무 심해서 진지하게 한국으로 돌아가겠느냐는 생각도 했다.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학생에게 주는 팁.

장 : 한국인들은 ‘영어 울렁증’이 있지 않나? ‘과연 내가 외국인들과 대화를 할 수 있을까?’와 같은 겁이 앞선다. 그러나 생각보다 한국인은 영어를 잘한다. 가서 말 못할까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나 같은 겁쟁이도 다녀왔는데, 여러분들도 할 수 있다. 일단 부딪혀 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외국어가 서툴다고 하더라도, 그 나라의 사람들은 그만큼 배려를 많이 해준다. 오히려 자국의 언어를 말하는 외국인을 보면 고마워한다. 그리고 여유가 있을 때, 여행도 많이 하면 좋다. 여행이 주는 울림은 생각보다 더 크다.




#교환학생 경험자 윤혜인-스웨덴 스톡홀름






왜 교환학생을 선택했나?

윤: 한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공부하면서 늘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 영화를 좋아하는데 아시아 영화를 보는 것과 유럽 영화를 볼 때 늘 공감의 폭에서 차이를 느꼈다.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인 일본, 중국, 대만, 홍콩의 영화를 봤을 때 장면 장면이 더 공감됐다. 반면, 유럽 영화를 볼 때는 그 정서, 감정이 다소 거리감 있게 느껴졌다. 교환학생을 오기 전 한 달 동안 중국에서 단기 어학연수를 하면서 ‘살아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것들이 있겠다’는 막연한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문화권에서 학생의 신분으로 생활하기 위해 교환학생을 선택했다.

교환학생 기간에 무엇을 느꼈나?

윤 : 학생의 신분이라는 이점을 살리고 싶어서 교환학생을 선택한 만큼 최대한 학교생활에 집중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근교의 소데르톤 대학에서 교환학생을 했다. 첫 수업이 이론과 실습이 어우러진 미디어 프로덕션 수업이었다. 수업방식은 교수님이 이론을 강의하고 사진 혹은 영상 제작 실습 과제를 내주는 워크숍 수업이었다. 이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다른 문화권에서 온 교환 학생들과 스웨덴의 학생들이 서로의 작품을 보고 크리틱을 진행하면서 문화 소통을 했다는 점이다. 한번은 영상에 한국어 시를 녹음하고 자막을 달지 않은 채 상영했던 적이 있었다. 모르는 언어의 시를 읽고, 그것이 영상과 함께라면 어떤 정서가 느껴질 수 있을지 실험을 해보고 싶었다. 학생들이 각자 느낀 것을 말해줄 때 원했던 감정이 전달된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또 팀 작업 시간에는 페루에서 온 30대 비주얼 아티스트, 스웨덴인 40대 출판 편집자 학생과 함께 각 문화권과 세대에서 느끼는 ‘여성 아티스트와 모성’이라는 주제로 짧은 다큐멘터리를 만들 기회가 있었다.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 이야기할 시간이 많았다. 전혀 다른 대륙, 사회적 배경에서 페미니즘은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있고, 그것이 개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스웨덴 친구의 추천을 받아 스톡홀름 국제 영화제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일 자체는 단순했지만 일을 하면서 저와 마찬가지로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온 외국인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연기를 공부했던 친구, 재즈 음악을 공부하는 친구, 청각 장애아를 위한 특수 교육을 전공하는 친구를 만나고 가까워졌다. 넷이서 영화제 영화를 함께 보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했다. 다음에 만날 때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던 시간이 행복했다. 이렇게 전공과 관련된 공부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배우는 것은 교환학생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경험이다.

교환학생의 장단점은?

윤 :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 한 학기를 버리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워킹홀리데이로 갈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때 다녀온 선배, 교수에게 받은 조언이 ‘다녀와서 후회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워킹홀리데이와 어학연수는 학생 신분이 아니어도 갈 수 있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일은 완전히 다른 배경에서 자란, 다른 언어가 모국어인 친구를 이해해가는 일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세계가 부딪히고 자신의 세계가 깨지고 또 넓어진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친구들은 가서 적응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또 힘들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혼자 어느 곳에 가서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단단함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열리는 일은 경험하지 않으면 배우기 힘든 점인 것 같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주는 팁.

윤 : 커뮤니케이션학에서는 언어로 하는 소통보다 그 외의 비언어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의 비중이 더 크다. 언어가 유창하지 않더라도 배우려는 마음,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려는 마음이 있다면 더 많은 것을 배워올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스웨덴에서 반년 동안 지내면서 스웨덴어를 배울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게 아쉬웠다.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이 그 이유였는데, 그렇다고 해도 주변의 언어를 내가 추측이라도 할 수 있는 것과 문맹의 상태로 있는 것은 아주 다른 문제다. 기왕이면 나라를 선택할 때, 그 나라의 언어에 관심이 있거나 배울 마음으로 간다면 더 많은 것을 배워올 것 같다. 교환학생은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내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시간이다 ‘내 길’만 새기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충실히 하고 온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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