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취업을 배웠어요]
△ (사진=KBS '추리의 여왕' 캡처)
[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KBS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에 등장하는 민간인 프로파일러 제도. 드라마 속에서는 추리를 좋아하는 평범한 주부가 ‘민간인 프로파일러’ 제도를 통해 특별 채용돼 범죄 수사에 참여한다. 현실에서도 이것은 가능할까? 명탐정 코난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주목하시라.
# 드라마 ‘추리의 여왕’
‘배방동 명탐정’으로 소무난 주인공 설옥은 평범한 주부다. 가정환경으로 인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검사인 남편의 반대로 경찰공무원 시험도 응시하지 못했지만 범죄 수사에 대한 관심과 추리력만큼은 강력계 형사 못지않다. 그녀는 독학으로 익힌 범죄 수사 능력을 적극 활용해 인근 파출소 홍 소장을 도와 동네의 크고 작은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설옥의 능력에 감탄한 홍 소장은 상부에 ‘민간인 프로파일러 선정’ 기획안을 제출하고, 설옥은 민간수사전문가로 특별팀에 합류한다.
△ (사진=KBS '추리의 여왕' 캡처)
‘민간인 프로파일러’, 이거 실화냐?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보통 프로파일러는 경찰공무원(범죄분석 요원)으로 채용된다. 지원을 위해서는 심리학, 사회학, 범죄학 등관 관련된 석사 학위 이상을 취득해야한다.
만약 석사 학위가 없을 경우에는 학사 학위(심리·사회·범죄학)를 취득하고 관련 분야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 된다. 관련 경력은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에 준하는 기관에서 임용예정직과 관련 있는 세부직무분야에서 정규직으로 2년 이상 전일제 근무(연구)한 것이 인정된다.
경찰청 인재선발계 김상종 주사는 “민간인 프로파일러는 두 가지 조건 중 후자, 즉 경력자 채용과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석사 학위 이상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관련 경력을 갖고 있는 민간인이라면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에서 설옥을 민간인 프로파일러로 추천한 홍 소장은 그녀를 심리학 박사로 오해하고 있다. 설옥은 실제 학력이 고졸이지만, 추천 서류에는 심리학 박사로 기입돼있는 것이다. 프로파일러 채용 조건 중 하나인 ‘심리학, 사회학, 범죄학 등관 관련된 석사 학위 이상을 취득 한 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설옥은 프로파일러로 채용이 가능했다.
△ (사진=KBS '추리의 여왕' 캡처)
설옥은 ‘민간수사전문가’로 특별팀에 합류해 수사에도 적극 참여하지만 경찰 공무원으로 채용된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언급되지는 않지만 계약직 혹은 재능기부(?), 자문단 정도로 예상된다. (우 경감의 말 한마디에 특별팀에서 해고된 것을 보면 안정적 고용 형태는 아니다.)
이는 일반적인 프로파일러가 경찰공무원으로 채용되는 것과는 다른 고용형태다. 김 주사는 “경찰 수사는 공적인 업무이기 때문에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수사에 참여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교수 등의 전문직에 해외사례, 현상 비교 등의 자문을 얻기 위해 연구 용역을 주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 역시도 직접적인 수사 참여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진짜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다면
프로파일러는 경찰공무원으로 채용된다. 보통 연 1회 채용을 진행하며, 올해 상반기 경찰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에서는 10명(범죄분석 과학수사 5명, 범죄분석 테러 5명)을 선발했다. 김 주사는 “채용 일정이나 인원은 정해진 것이 아니며 필요에 따라 채용 인원을 늘리거나 줄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응시자격은 관련 분야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심리학·사회학·범죄학) 또는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로서 2년 이상 근무(연구)경력자다. 테러 분야의 경우 법학·범죄학 석사이상 학위 소지자로, 범죄분석·테러 관련 학위논문 작성자로 자격 조건을 제한했다. 지원 연령대는 20세~40세까지 가능하고 1종 보통면허 이상을 소지해야한다.
△ (사진=한국경제DB)
채용 과정은 1차 시험(실기 또는 서류전형)-2차 시험(신체·체력·적성검사)-3차 시험(응시자격 심사)-4차 시험(면접 시험) 순으로 진행된다. 1차 시험(범죄분석(과학수사) 기준)은 직무·전공지식 및 발전역량을 구술하는 방식으로 총점의 60% 이상 득점자 중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2차 체력검사에서는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좌·우악력, 100m 및 1000m 달리기 등의 종목을 테스트하고, 항목 중 한 개라도 1점을 취득하거나 총점이 19점 이하인 경우 불합격 처리된다. 적성검사는 130분간 450문항을 푸는 방식이며 성격, 인재상, 경찰윤리 등을 평가한다.
4차 면접은 2단계로 진행되는데 1단계는 집단면접으로 의사발표의 정확성, 논리성, 전문지식을 평가한다. 2단계 면접은 개별 면접으로 품행, 예의, 봉사성, 정직성, 도덕성, 준법성 등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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