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나 봤나, 1조 달러 동전?'

입력 2013-01-11 07:41  

'동전 하나에 1천조원이 넘는다?'

최근 미국 정가와 경제계에 1조 달러 동전 주조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국가부채한도 상향조정 협상을 앞두고 백악관과 공화당이 이전투구를 벌여 국가신용도를 떨어뜨리기 보다는 아예 1조 달러 동전을 발행해 싸우지 않고 '깔끔하게'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재무부가 1조 달러짜리 동전을 신규발행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금고에 예치하면 국가부채 한도가 그만큼 깎이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1조 달러만큼 여유가 생긴 셈이니 자금부족으로 연방정부가 폐쇄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 정치권이 국가부채 한도를 인상하는데 합의하면 다시 1조 달러 동전을 회수해 파기하면 그만이다.

농담처럼 들리는 말이지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 등 저명인사들이 주장하면서 아이디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들은 '재무부장관이 수시로 금화 등을 주조할 수 있다'는 내용의 1997년 관련법을 근거로 내세워 "매우 합법적인 아이디어"라며 심각하게 주장하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이같은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급기야 일부 시민들도 백악관 인터넷 청원 게시판에 '1조 달러 동전 주조'를 주장하는 청원이 올라와 7천명으로부터 서명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부채한도 협상을 재정지출 감축의 카드로 쓰려는 공화당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아이디어로 치부하고 있다. "빚을 갚기 위해 돈을 찍어낸다는 말이냐"며 결사반대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같은 아이디어에 "검토중이지는 않다"며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재무부에 문의하라는 말과 함께 1조 달러 동전 발행 주장에 대해 확실하게 반대하지는 않고 있다.
hope@cbs.co.kr
[워싱턴=CBS이기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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