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인자살률 급증' NYT

입력 2013-02-19 07:19  


뉴욕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1인 노인 세대가 늘어나면서 한국의 노인 자살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2012년 8월7일 경남 거제시청 앞 화단에서 "기초생활지원금 지급이 중단돼 원망스럽다"는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살한 이모(78.여)씨의 사례를 들었다.

이씨는 무직이었던 사위가 직장을 얻게 돼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되자 생활고를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보건복지가족부가 노인에 대한 부양이 실제로 이뤄지는지를 판단하지 않은 채 사위가 취직했다는 이유로 기초수급자에서 탈락시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다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신문은 이씨의 죽음은 최근 몇 년 새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이 4배 이상 치솟은 한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족 간 유대를 중시해왔던 한국인의 가치관이 고도의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소멸돼가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그간 한국인들은 부모는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는 생각 속에 평생을 일해왔으며, 특히 모든 재산을 털어가면서까지 자식 교육을 위해 희생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자식 세대는 직장을 구하려고 부모들의 터전인 농촌을 벗어나 도시로 몰리면서 노부모 부양을 소홀히 해왔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노부모들은 생활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게 됐고, 젊은이들이 떠나는 바람에 농촌은 폐허로 변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한국정부가 1988년 노인부양 등을 위해 국민연금, 기초생활지원제도 등 복지정책을 내놨지만 지원 규모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1년 기준 65세의 노인 인구 가운데 불과 40% 정도만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의 혜택을 받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sunkim@cbs.co.kr
[CBS 김선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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