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증하는 한반도 위기에 美 정부 '톤다운'

입력 2013-04-05 05:00  

북한의 도발위협에 맞서 각종 첨단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해온 미국 정부가 어조를 누그러뜨리고 있다. '강대강'의 조치가 오히려 한반도 긴장을 고조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5일(한국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최근 조치가 한반도 긴장고조에 일조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의 조치는 미국민과 동맹국에게 방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라며 "우리가 조치를 강화한 것은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황이 더 악화될 필요는 없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길로 돌아온다면 우리는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또 "우리는 상황을 누그러뜨리고 잠시 휴식을 가질 것(we'll begin to cool things down, take a pause)"이라며 "북한주민과 북한을 위해 지금 북한의 길은 고립만 강화시킬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존 케리 국무장관이 다음주 한국과 중국 등을 방문해 북한 문제를 집중논의할 예정이다. 평소 케리 장관이 '대화'를 강조해온만큼 북한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눌런드 대변인은 케리 장관의 방한에 대해 '북한 미사일 사정권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케리 장관은 한국을 예정대로 방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브리핑 내내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갈 필요는 없다. 누차 얘기했듯이 북한은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눌런드 대변인은 북한의 '최후 핵타격' 성명에 대해 "여러번 반복돼온 북한의 도발적 성명의 하나일 뿐"이라며 "고립을 더욱 강화시킬 뿐"이라고 평가절하한 뒤 "북한이 뉴욕 채널 등을 통해 성명내용을 별도로 통보해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이동 의혹과 관련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hope@cbs.co.kr
[워싱턴=CBS이기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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